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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울산고래축제 예산이 냉·온탕을 반복했다.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던 남구의회가 고래축제를 중단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를 형성, 예산 통과에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8일 남구의회는 지난 7일 열린 2017년도 일반·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에 대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고래축제 예산을 삭감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4일 남구의회 상임위인 복지건설위는 고래문화재단 출연금(울산고래축제 행사예산 19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행감에서 지적된 재단의 전문성 없는 인사운용, 행사운영 부실 등이 이유였다.

 하지만, 고래축제가 열리는 장생포 주민들이 반발하고 구청과 의회 간 갈등이 표면화되는 등 후폭풍이 일었다. 이 사태를 계기로 고래축제의 정체성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의회는 그동안 재단운영의 문제점과 축제의 부실운영에 대한 개선방안을 명확하게 제시하라며 축제 예산 부활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예결위 마지막 날인 7일 남구는 '2017 고래축제 기본추진방향' 기획서를 갖고 의원 설득에 나서면서 실마리가 풀렸다. 의원들은 진전된 계획 수립을 지켜보겠다는 전제하에 예산 부활에 동의한 것이다.

 주민들의 잇따른 반발과 22년 역사를 이어온 고래축제 무산 위기에 대한 악화된 여론도 의원들의 입장 선회에 영향을 미쳤다.

 이종찬 예결위원장은 "기본적으로 고래축제를 무산시키자는 것은 아니었다. 고래축제와 재단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의원들의 의견이었다. 기획서를 제시한 남구와의 소통 가능성이 열렸다고 생각해 예산 부활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래축제에 대한 문제점도 함께 드러났다. 예전처럼 태화강 둔치와 장생포로 나눠 축제를 개최해야 더 많은 관람객이 찾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고, 고래축제를 만든 장생포 주민들에 대한 참여도를 늘려야 한다는 요구도 잇따랐다"며 "재단 운영에 있어 매년 총감독을 선임하지만 재단 구성원 자체의 전문성 또한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제안과 문제점을 남구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남구 측은 "고래축제 개최지 이원화는 다양한 의견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당장 내년부터 시행하긴 힘들다. 2014년까지 태화강 둔치에서도 축제가 열렸지만 비가 오면 일대가 흙탕물이 되고 모든 행사 시설을 설치하고 바로 철거해야 해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다수의 의견이 모아진다면 이원화도 불가능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장생포 주민들이 고래축제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참여하겠다고 하면 언제든 환영한다"며 "예산 통과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2017년이 울산방문의 해인 만큼 지역 대표축제인 고래축제의 성공적 개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래축제 예산 부활은 이달 16일 예정된 남구의회 본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전체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연서로 재의결을 요구해 재적의원(14명) 과반수 출석에 재석의원의 절반을 넘는 의원이 찬성해야 한다.     조창훈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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