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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송년회 시즌이 시작되었다. 최근 회사 송년회는 분위기를 달리해, 문화행사나 봉사활동으로 대체되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함께 하는 송년모임에 술이 빠지긴 쉽지 않다. 연말자리에서 사람들이 술을 찾게 되는 이유로 기분을 상승시키고, 긴장을 풀어주는 술의 기능적 역할을 들 수 있다.

알코올은 도파민A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해,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하고, GABA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진정제와 비슷한 역할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도 '술은 혈맥(血脈)을 통하고 장위(腸胃)를 든든히 하며 피부를 윤택케 하고 근심을 없애 기분을 좋게 한다.

그러나 오래 먹으면 정신이 상해 수명에 지장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술자리가 늘어가는 연말, 다이어트에 대한 고민도 늘고 있다. 우리는 가끔씩 술만 마시고 다이어트를 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것이 과연 가능할까? 그러기 위해서는 알코올에 대한 이해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가장 먼저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안주를 먹지 않고 '술만' 마시면 살이 찌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알코올 외에 몸에 머무르던 탄수화물이나 지방, 단백질이 소모되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되게 한다. 물론 안주를 먹지 않으면 살이 덜 찔 수는 있지만, 알코올 자체의 칼로리를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즉, 알코올의 칼로리로 인해, 살이 빠지기 어렵다.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칼로리도 높아진다고 하는데 체내로 흡수된 알코올은 간에서 대사되어 1g당 7kcal를 발생시킨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의 20% 정도는 위장에서 혈관을 통해 즉시 흡수되고 80% 정도가 소장에서 천천히 흡수된다. 흡수된 알코올 대사 결과 지방산이 과다하게 생성되고, 대사산물 중 NADH는 글리세롤 합성과 지방산 합성에서 환원제로 사용되기 때문에 결국 술을 많이 마시면 지방 합성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WHO 전문가 자문(WHO Expert Consultation)을 비롯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음주량이 증가할수록 내장지방이 증가한다고 한다.

연말 술자리에서 다이어트를 놔버리면 안 된다. 죄책감을 가지지는 말되 현재 상태에서 더 찌지 않도록 감량 목표를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술자리에서 살이 더 찌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이 있다.

첫 번째, 술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혹 분위기에 취해 적게 마시는 것이 자신의 의지로 어렵다면 술보다 물을 더 많이 마시고, 대화를 많이 해보자. 잔과 잔 사이에 간격을 둘 수 있어 음주 양을 줄일 수 있고 알코올의 소화 시간을 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충분한 수분 섭취는 알코올이 분해될 때 쓰이는 물이라는 재료를 제공하고, 말을 할 때 내뱉어지는 숨은 분해된 알코올의 배출에 도움이 된다.

두 번째, 안주의 양을 줄인다. 술은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 분비를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끼는 중추를 마비시키기 때문에 안주 양을 조절하기 어렵다. 이럴 때를 대비하여 안주를 두부, 생선, 치즈, 계란 등의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주문하자. 새우, 조개 등도 좋지만, 튀김으로 조리한 것이나 너무 짜게 조리한 음식은 피해야한다. 돼지고기의 경우에는 삼겹살과 같은 지방이 많은 부위보다 살코기 위주의 부위로 선택하는 것이 좋고, 샤브샤브나 수육과 같이 끓이거나 삶은 요리가 도움이 된다.

세 번째, 술자리 전에 미리 운동한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죄책감은 다이어트를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술을 마신 다음날 어제 먹은 술과 안주를 생각하면서 괴로워하지 말자. 연말 약속인 경우 대부분 날짜가 미리 정해지기 때문에 갑자기 잡힌 약속이라는 말은 핑계일 뿐이다. 평소에 하던 운동이 없다면 술자리 전날 적어도 30분 이상 빠르게 걷기라도 해주면 된다.

마지막으로, 2~3일정도 간격을 두고 약속을 잡는다. 연이은 술자리로 빚어진 폭식, 폭음은 그동안 이어왔던 다이어트를 잊어버리게 만들 수 있다. 하루 모임을 가졌다면 2~3일가량 휴식을 통해 늘어난 위장도 달래고 건강한 다이어트 식사로 리듬을 되찾는 것이 좋다. 음주로 인해 손상된 간세포가 회복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에도 2~3일정도 휴식기가 필요하다고 하니 모임 날짜를 조절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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