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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 우정시장 급식을 마지막으로 하는 날 식사를 마친 시민의 던진 한마디가 내 마음을 파고 들었다.
 "적십자는 피해현장에 가장 먼저 와서 복구 제일 마지막까지 남아서 봉사를 하고 가네예"
 산업수도인 울산은 한국의 GDP를 갱신하는 일등공신이자 재난의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올해는 특히 태풍, 지진 등의 자연재난으로 인한 이재민 발생과 지역기업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직자 증가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10월 늦가을, 태풍 '차바'는 울산의 자랑 태화강을 성나게 했고 이로 인해 한순간에 보금자리를 잃어 망연자실한 수재민들과 해질녘의 노을 그 현장은 노르웨이의 유명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의 실제 버전을 방불케 했다.

 한 마을의 냇가, 비닐하우스 농막에 살던 농촌의 어르신은 무너진 제방과 둑을 넘어 비닐하우스 높이까지 차오른 물을 피해 떨리는 두 손으로 천정을 뚫고 나왔던 긴박한 상황이 생생해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했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물이 차고 있으니 차량을 옮기라"라는 방송에 내려간 몇몇 주민들은 지하로 밀려들어오는 거침없는 물살에 갇혀버렸다.
 운 좋게 차량의 창문을 깨고 탈출 할 수 있었지만 지하로 같이 내려간 옆집 이웃은 돌아오지 못했다. 이웃집 문을 볼 때마다 그 생각이 난다고 했다.

 또 어떤 이는 그 날 들었던 다섯 글자가 머릿 속에 맴돌아 괴롭다고 했다. 세찬 빗물에 떠내려간 아주머니들과 아저씨들이 전봇대를 겨우 붙잡아 간절하고 또 절박하게 외친 '도와주세요' 좁은 골목길이 가시밭길처럼 느껴져 걸어가지 못한다고 했다.

 겨우 빠져나온 수재민들을 찾아 인근 대피장소로 이동하도록 도우며 긴급 구호물자 전달과 동시에 허기진 이들을 위해 따뜻한 국과 밥을 대접하기를 20일 동안 계속하여 7,000명의 끼니와 1,000kg분의 젖은 옷가지를 세탁하는 등 복구활동에 매진했던 것이 어제 일 같다.

 재난이 있는 곳에 적십자가 있고 적십자가 있는 곳에 '희망'이 싹트고 있음을 평상시는 모르고 지나간다.
 적십자는 재난상황 외에도 매년 재난이재민과 취약계층 1만3,013가구에게 구호품 전달을, 희망풍차 결연가구와 저소득층 7,880가구에 1만5,581회의 결연활동을, 위생에 취약한 691가구에 8,560kg의 이동세탁봉사를, 끼니를 거르는 이들을 위해서 1만6,430명에게 무료급식을 3만2,257명의 시민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울산지역 228개 학교 1만3,543명의 청소년들이 건전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각종 봉사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재난구호책임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적십자회비 모금액 20억 원을 목표로 하여 세대주에 1만 원, 사업자에 3만 원, 법인 7만 원 이상의 납부용지를 발송했다.
 울산에는 42만 세대주와 3만의 개인사업자, 1만4,000의 영리법인, 그리고 2,000여의 비영리 법인 단체가 산재해 있다.

 매년 12월에 가정과 가게, 회사에 전달된 회비 납부용지를 보며 사랑과 나눔을 보내주시는 많은 분들도 있지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소수의 사람도 계신다.

 시인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에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였느냐?』1년에 한 번 사랑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납부용지를 따뜻한 사랑으로 대하여 주실 것을 호소해 본다.
 세상의 모든 존재하는 것은 그 나름의 역할로써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항상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기에 문제가 야기가 된다.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가장 빛나는 것이다.

  물고기는 물 속에, 들꽃은 들에, 적십자는 재난 이재민들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움을 공감하고 나눌 때가 아름다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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