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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홑벌이 가정 비중이 전국 최고란 통계는 '오래된 사실'이다. 뒤집어서 말하면 울산지역 맞벌이 가구는 전국 최저라는 얘기다.
 울산은 자동차, 조선, 정유관련 대기업이 밀집해 있어 일자리가 안정돼 있고 소득 수준이 높아, 다른 지역에 비해 맞벌이의 필요성이 떨어지기 때문.

 실제, 울산지역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423만 원(고용노동부의 '2016 통계로 보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모습'자료)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금융회사와 대기업 본사가 밀집한 서울(370만원)다 53만 원 많고, 가장 임금이 낮은 제주(245만 원)에 비해 178만 원 더 받는다.

 남편 월급이 많아 굳이 맞벌이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림살이가 유지되는데, 뭣하러 여성이 취업전선에 나서겠느냐는 풀이가 가능하다. 때문에 울산지역 여성고용률이 전체평균을 깎아내리고 있을 정도라는 말도 나온다.
 그런데, 이런 기조 속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통계청의 '2016년 상반기 경력단절여성 및 사회보험 가입 현황'에 따르면,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여성(경단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국 지역 중 울산에서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단녀 비중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1.7%에서 올해 27.4%로 4.3%포인트 줄어들면서 전국 최고 감소폭을 나타냈다.

 조선 구조조정과 경기 불황이 전국에서 최저 수준이던 울산지역 내 맞벌이 가정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울산은 중대장후형 산업으로 남성 위주의 일자리 구조다. 그렇다보니 여성의 경제활동이 쉽지 않다.
 지역 내 고용·취업 현황이 이렇다면, 청년일자리, 노인일자리와 함께,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일자리도 함께 논의돼야 하지 않을까. 청년일자리 창출은 사회 이슈가 되고 있지만,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일자리 창출은 지난해 반짝 관심을 끌더니 지금은 논외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경기 침체로 인해 울산지역 여성의 경제활동에 유의미한 변화가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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