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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회의 정례회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정례회는 행정사무감사와 함께 새해 예산안을 다루며 폭넓은 활동을 펼쳤다.

 우선 행정사무감사는 한해 집행부가 추진한 정책과 사업의 잘잘못을 되짚어 보는 것이었고 그리고 예산안 심의는 내년에 집행부가 펼쳐나갈 정책과 사업에 따른 예산 수립과 집행계획이 제대로 이루어졌는가를 살펴보는 업무이다. 둘 모두 허투루 다룰 수 없는 중차대한 일이었다.

 흔히 시의회의 정례회 활동을 농사에 비유하곤 한다. 행정사무감사는 추수에 해당하는 일이고, 예산안은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올 한해 울산에는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다. 기쁘고 좋은 일보다는 가슴 아프고 쓰라린 일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되고 있다. 아직도 필자의 마음이 무겁긴 마찬가지다.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으로서 필요한 일을 제 때 제대로 했는지 겸허한 마음으로 돌아보고 있다.

 울산의 올 한해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난에 치이고, 재난에 또 한 번 치였다. 이미 몇 년째 경제난은 계속되고 있다.

 수출 1,000억불 달성 이후 울산 경제는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산업도시 울산의 명성도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 부자도시라는 긍지도 사라진지 오래다. 산업도시와 부자도시라는 등식은 이제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이것이 울산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울산이 그동안 쌓아 온 위상을 생각하면 가히 충격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울산을 떠받쳐 온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등 3대 주축산업은 갈수록 활력을 잃고 있다. 특히, 조선업은 경제난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울산을 등지고 떠나가고 있다. 인구유출과 이에 따른 지역상권의 침체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정도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어디가 끝인지 분간할 수가 없기에 작금의 위기가 더 무섭고 두렵게 다가온다.

 그나마, 지방정부가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고, 이에 발맞춰 중앙정부도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이 분사를 통해 일부 사업장이 울산을 떠나는 것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어 후폭풍은 더욱 클 것이고, 후유증은 더욱 깊어질 우려가 높다. 울산과 함께 발전사를 써온 현대중공업이 보다 현명한 판단과 결정을 내리길 기대할 뿐이다.

 또한 경제도 경제지만, 올 한해는 재난의 직격탄이 더 큰 상처로 남아있다. 지진에 따른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난 가을 울산을 강타한 태풍 차바는 상처난 곳에 소금을 뿌린 격이 되고 말았다. 울산으로선 정말 뼈아픈 태풍이었다.

 전국에서 울산을 찾아 피해복구에 손길을 보태주셨던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조기복구는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상처는 치유가 되었을지는 몰라도 일상의 삶을 이어나가야 할 수재민들의 내상은 아직도 깊게 자리 잡고 있다. 태풍의 피해를 더욱 키운 인재에 따른 요인들은 아직도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은 채 갈등을 증폭시키고, 불만과 불신을 키우고 있다. 원인 제공자들의 잘못 인정과 피해로 인한 보상 방안도 한발자욱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필자는 수재민들의 진정한 상처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을 때까지 원인분석과 또 다른 피해예방을 위한 일에 지금보다 더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필자는 경제난과 재난극복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 주민들과 각종 현안을 해결하는데도 발 벗고 나설 것이다.

 최근 태화루사거리 교통환경 및 신호체계 개선을 위한 주민 간담회를 갖고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한 것도 이러한 활동의 일부분이다.

 주민과 현장을 확인하고 큰 문제는 큰 문제대로, 작은 문제는 작은 문제대로 대안과 해결책을 수립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크든 작든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들에게는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한 현안이기 때문이다.
 울산교육을 올바른 방향으로 설정하는 교육청을 소관 하는 위원에 걸맞게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심의에서도 마지막 폐회까지 더욱 꼼꼼하고 세심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올 한해가 저물고 있다. 되돌아보면 지난 1년은 물론 앞으로 다가올 미래 역시 국제경제와 국내정치상황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어렵고 힘든 과정 속에 있다. 하지만, 필자는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새해에도 오로지 울산의 발전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시민이 맡겨준 소임과 역할에 더욱 충실할 것임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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