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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신입사원 교육에 신입사원 1인당 연간 수천만 원의 비용을 지불한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은 산업현장에서 바로 일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을 선호한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육성·배출하는 것. 이것이 최근 대학가가 가장 고민하고 집중하는 것이다.

울산과학대학교는 이를 위해 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기업의 요구사항을 교육과정에 반영해서 재학생을 가르치는 '주문식 교육'으로 어려운 취업난을 뚫고 있다. 울산과학대학교는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DB)로 취업률을 조사했더니 2014년 전문대학 취업률 전국 2위, 유지취업률 전국 1위(전문대학 '가'그룹, 12월 31일 기준)를 차지했다.

 더불어 교육부가 건강보험 DB를 기준으로 취업률을 조사한 2011년 이후 꾸준히 70% 이상의 취업률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취업명문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SK에너지, 삼성전자 등과 주문식 교육 협약을 체결하고 맞춤형 전문인력을 육성·배출하고 있는 울산과학대학교 환경화학공업과의 실습 모습.

# 기업 만족도 UP, 재학생 만족도 UP
주문식 교육은 쉽게 말하면 "우리(기업)가 원하는 것을 너희(대학)가 가르치면, 그걸 배운 학생들을 우리가 뽑을께"라고 약속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문식 교육은 기업 간의 경쟁이 세계화되고 생산기술이 심화되면서 직무도 세분화되고 다양화되는데 기존의 학과제 교육과정이 변화하는 기업환경을 따라가지 못해 막대한 신입사원 재교육 비용이 발생하게 되자 도입된 것이다.

 대학과 기업이 자율적인 협약으로 산업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교육이수생의 취업을 보장 또는 연계하는 산학협력 모델인 주문식 교육으로, 대학교육은 현장성이 높아지고 기업은 신입직원 교육비용을 절감해 우수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

 울산의 한 대기업 관계자는 주문식 교육에 대해 "관련학과 졸업생을 어렵게 신입으로 뽑아도 현장업무를 가르치느라 또 다시 시간과 경비를 투자해야 하는 사업주들의 어려움이 있었죠. 그런데 요즘엔 주문식 교육으로 대학에서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교육을 시켜줘요. 졸업과 동시에 현장 교육이 완벽한 신입이 입사해 업무 공백 없이 바로 실무에 들어갈 수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지난해 2월 현대중공업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선박설계, 품질검사, 안전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현대E&T에 울산과학대학교 산업경영과 학생 7명이 졸업과 동시에 동반 입사했다.

 이들은 주문식 교육의 장점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현대E&T 특별반에 들어가서 산업안전 전반에 대해 배우고 기계건설이나 전기화공 등 분야별 안전 관련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며 "그 결과 입사 후 실제 업무를 익힐 때 재학 중에 배웠던 것이 많아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현장업무에 빨리 투입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15년 12월 기준 일반대학과 4년제 전문대학을 포함해 전국 64개 대학에서 173개의 주문식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며, 6,330명이 참가하고 있다.

 울산과학대학교는 2016년 12월 기준 8개의 주문식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총 531명이 주문식 교육에 참여했다.
 이 중 388명이 취업을 보장받거나 채용 시 우대를 받았다.

▲ 울산과학대학교가 지난 7일 SK에너지와 주문식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맞춤형 인재육성을 위한 안전 Track 운영' 협정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SK에너지 이양수 울산CLX총괄(왼쪽)과 울산과학대학교 허정석 총장 등이 참석했다.

▲ 지난 11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울산과학대학교와 '맞춤형 인재 육성을 위한 환경안전 트랙 운영 협정'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최훈 상무(왼쪽부터), 울산과학대학교 허정석 총장, 삼성전자 김선식 상무 등이 참석했다.

# 주문식 교육으로 Win-Win
울산과학대학교는 지난 12월 7일 SK에너지와 '맞춤형 인재육성을 위한 안전 Track 운영' 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은 최근 울산의 석유화학공단에 잇따른 폭발사고가 발생하는 등 산업안전에 비상이 걸리고, 안전분야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절실해지자 지역 대학과 기업이 손을 맞잡은 것이다.

 양 기관은 협정을 통해 △대학 내에 별도의 안전 주문식 교육프로그램 설치 △교육과정 공동논의 및 개설 △재학생 현장실습 등을 합의했다.
 특히 이번 협약 체결로 울산과학대학교는 환경화학공업과 재학생이 SK에너지로 원활한 취업이 가능해졌으며, 회사는 안정적으로 환경안전 전문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이 대학은 지난 2013년 5월 발생한 삼성전자 불산누출 사고를 계기로 같은 해 11월 삼성전자 및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맞춤형 인재 육성을 위한 환경안전 Track 운영' 협정을 체결했다.
 불산누출 사고를 계기로 환경안전 전문가가 필요한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우수한 교육과정과 실습시설을 갖춘 울산과학대학교에 기업의 요구사항을 대학교육과정에 반영해 학생들을 가르쳐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 대학 환경화학공업과 이주영 교수는 "올해 환경화학공업과에서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조기 취업한 학생이 SK에너지 11명(2016년 12월 입사), S-OIL 13명(2016년 7월)"이라며, "대학에서 울산지역 정밀화학업계가 요구하는 지식 및 기술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게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 것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과학대학교는 제조업 외에도 건축, 토목, 실내건축, 병원 등과도 주문식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학 공간디자인학부는 건축사사무소나 건축 및 토목기업과 주문식 교육과정을 진행해 울산지역의 중소기업에 맞춤형 전문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또, 물리치료과는 울산지역 대형 종합병원과 재활치료병원, 요양병원 등에 중추신경계 전문 물리치료사를 공급하는 주문식 교육 협약을 맺고 있다.
 제조업 종사자가 많은 울산에는 재활과 부상치료를 담당하는 전문 의료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은데 울산과학대학교가 주문식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 내년 초 완공될 울산과학대학교 학생생활관.

# 내년초 500명 수용 학생생활관 완공
울산과학대학교는 매년 높은 입시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주문식 교육과정 운영과 산업체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명장급 교수를 초빙해 학생들을 가르쳐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에 자리한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받고 근무하는 졸업생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울산과학대학교에 기숙사가 없어 입학을 꺼리는 울산 외 지역 학생들이 많았다. 울산과학대학교 허정석 총장은 2017학년도 신입생부터는 달라질 것이라 말한다. "지난해 11월부터 동부캠퍼스에 2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500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학생생활관을 짓고 있으며, 내년 1월 말 완공될 예정"이라며, "울산과학대학교에 학생생활관이 완공되는 만큼 내년 초 시작되는 2017학년도 정시모집에 전국의 우수인재들을 유치해 주문식 교육을 비롯한 전국 최고수준의 교육과정과 교육환경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청년명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과대학교는 내년 1월 3일부터 13일까지 2017학년도 신입생 정시모집을 실시한다. 공학계열, 자연과학계열, 인문사회계열, 예체능계열의 4개 학부 13개 학과에서 정원내 모집인원 181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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