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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000m 이상의 9개 준봉을 거느린 '영남알프스'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산악관광 메카를 꿈꾸며 2017년 새해를 맞았다. 지난해 첫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른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올해 2회째를 맞아 세계 3대 산악영화제로의 도약을 준비한다. 또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인프라 확충 사업의 마침표를 찍게 될 '행복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올해 본궤도에 오른다. 여기에다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는 작괘천을 따라서는 동남권 최대 캠핑단지가 들어선다.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베이스캠프인 복합웰컴센터를 중심으로 한 지원시설도 완성도를 높여간다. 정유년 새해 영남알프스는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할까.


▲ 지난해 세계산악영화제가 열린 복합웰컴센터.
정유년 영남알프스에서 열리는 이벤트 중 가장 주목을 받는 행사는 단연 '제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다. 울산시 울주군이 이탈리아 트렌토영화제, 캐다나 밴프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산악영화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본격 시동을 거는 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세계산악영화제를 준비할 때만해도 산골짜기에서 열리는 영화제를 누가 보러가겠느냐며 반신반의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2015년 개최한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프레페스티벌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린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기대 이상의 참여와 주목을 받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세계 40개국에서 모두 182편의 산악영화가 출품됐고, 이 중 본선에 오른 24편이 영화제에서 상영돼 양과 질을 모두 만족시켰다. 무엇보다 세계 산악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라인홀트 메스너가 참석해 영화제의 품격과 의미를 배가시켰다. 이탈리아 남티롤 출신인 라인홀트 메스너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무산소 완등이라는 신화를 쓴 인물이다.
 첫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데는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를 착실하게 확충해온 것도 한 몫을 했다. 복합웰컴센터가 들어선 등억집단시설지구에는 10만3,600여㎡ 부지에 산악문화센터, 알프스시네마관, 국제클라이밍센터, 벽천폭포, 야외광장 등이 들어섰다. 영화제 기간에는 1,000석 규모의 특별 야외메인상영관(UMFF시네마)과 신불산시네마(300석), 가지산시네마(200석), 알프스시네마(100석) 등을 별도로 설치해 행사에 집중했다.
 이러한 노력 결과, 영화제 기간에 총 5만3,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 성황을 이루면서 세계적인 산악 전문 영화제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들 시설과 함께 올 9월에는 제2회 세계산악영화제에 맞춰 입체영상관이 준공되고, 이어 산악영상문화센터도 순차적으로 건립된다. 지난해 11월말 착공한 입체영상관은 총 54억원을 투입, 지상1층, 연면적 971㎡ 규모의 번개맨 우주센터와 트레이닝센터 2개동이 들어선다.
 
 여기에다 다목적 상영관과 전시실, 가상현실 체험관 등을 갖춘 지상 2층, 연면적 1,200㎡ 규모의 산악영상문화센터까지 들어서면 신불산 자락은 세계적인 산악문화관광단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올 가을에 열리는 제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벌써부터 주목을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영화제를 직접 기획한 신장열 울주군수는 "국제 산악영화제라는 차별성 있는 콘텐츠와 복합웰컴센터라는 산악관광 종합시설이 두로 갖췄기 때문에 앞으로 영남알프스가 세계적인 산문화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산악영화제와 함께 영남알프스에서 올해 특히 주목받은 사업은 '행복케이블카'다. 찬반 논란에 노선 변경까지 거치면서 사업은 16년째 지지부진하지만, 새해에는 착공을 위한 사업의 숨통이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착공을 위한 첫 단추인 낙동강유역환경청과의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오는 3월부터 본격화되고, 협의가 마무리되는 오는 5월께는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투위는 지난해 11월 울주군이 신청한 행복케이블카 사업 투자심사안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초안 협의를 거쳐 재상정하라며 반려했었다. 울주군은 중투위 심사가 2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올 연말 착공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른 돌출변수가 없다면 2019년 개장·운행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당초 신불산 정상 서북 측에서 간월재로 노선을 옮기면서 연장은 2.46㎞에서 1.85㎞로 0.61㎞로 짧아졌고, 조망권과 직결된 상부정류장의 해발고도(932m)도 1,000m 이하로 낮아지면서 상품성이 떨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 간월재 정상에서 해마다 펼쳐지는 산상음악회인 울주오디세이.
 하지만 영남알프스가 산악관광의 메카로 도약하고 울주 서부권의 발전을 위한 필수 핵심사업이고, 주민 숙원사업이라는 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물론 사업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 중인 지금도 행복케이블카 무용론과 환경·종교단체 등의 사업반대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정부 승인을 거쳐 착공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사업주체인 당국의 역할론과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대목이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그동안 거센 반대여론 속에서도 사업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런 만큼 빈틈없는 사업계획과 준비작업을 바탕으로 사업승인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하되, 반대단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설득을 통해 이해를 구하는 소통의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6월 노선 논란 끝에 5개 후보 노선에 대한 종합검토를 거쳐 확정된 간월재 구간은 사업 경제성과 환경성, 노선 안전성 등에서 기존 노선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복합웰컴센터 벽천폭포(하부정류장)에서 간월재 동측(상부정류장)을 잇는 '행복케이블카' 설치에는 총사업비 495억원(울산시·울주군 각 50%씩)이 투입된다. 설치할 케이블카 모델은 산림 등 환경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고 바람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도 승차감이 좋은 '3선 순환식(Tri-cable ropeway)'이다. 케이블카는 시간당 1,500명까지 수송할 수 있는 35인승 15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행복케이블카 사업을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가져다 줄 '울산관광산업의 핵심'으로 정의한다. 울주군은 환경훼손 논란과 논선 변경, 중앙투자심사 지연 등 여러 요인으로 다소 늦어졌지만, 인허가의 첫 단추 격인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협의회 심의를 지난해 12월 완료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행정 첫 절차가 숨통을 트면서 주민의견 수렴기간을 거쳐 빠르면 2월, 늦어도 3월에는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제출과 함께 낙동강환경유역청과 협의에 들어갈 경우 올 하반기에는 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계획대로 올 연말 착공되면 2019년 말에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행복케이블카를 선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영남알프스에는 산악영화제와 행복케이블카 외에도 또 한가지 명소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바로 영남알프스 관문에 조성되는 동남권 최대 규모의 야영장이다.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는 작괘천을 끼고 확장되는 '작천정 별빛야영장'과 새로 조성되는 '등억야영장'인데, 이곳은 이미 예전부터 야영 명소로 이름을 떨치던 곳이라 전국 규모의 야영장 조성 소식에 캠핑 마니아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작괘천 명소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작천정 별빛야영장 확장'과 '등억야영장 조성사업'은 올 상반기 착공을 위해 현재 실시설계용역을 완료하고 보상 작업이 진행 중이다. 총 사업비 100억원을 투입, 작천정 맞은 편 임야에 확장되는 별빛야영장은 8만5,514㎡ 부지에 캐빈하우스 10동, 오토캠핑장 55면, 숲속야영테크 35면, 산막텐트 16동, 주차장 등 전국 최고의 시설을 갖추게 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작천정 별빛야영장은 기존 4만4,480㎡를 합쳐 총 12만9,994㎡로 확장돼 야영장 면수는 135면으로 늘어난다.
 
    또 별빛야영장 상류 쪽에 조성되는 등억야영장은 총 91억6,800만원을 투입, 3만3,354㎡ 부지에 오토켐핑장 63면, 캐라반 20동, 편의시설 3동, 주차장 120면, 다목적광장, 얼음썰매장, 얼음분수, 어린이놀이터 등을 갖춘다. 이들 야영장은 올해 초 본격 공사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에는 전국 규모의 최고 시설을 갖춘 야영장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정유년 새해를 맞아 산악관광 메카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영남알프스에 큰 기대를 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신장열 울주군수는 "올해 2회째를 맞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착실하게 준비해 국제급 영화제 반열에 올리고,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상징 사업인 행복케이블카 사업도 차질 없이 진척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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