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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희 반구대포럼 상임대표(울산대 교수)는 겸재의 화첩으로 알려진 '교남명승첩'에서 '반구대' 작품이 한 점 더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반구대의 비경을 한시로 표현한 선현들의 작품은 많지만 그림으로는 2008년 처음으로 발굴된 겸재 정선(1676∼1759)의 작품 '반구'가 유일하다고 알려져왔다.


 '교남명승첩'은 1964년 간송 전형필의 아들 전영우의 미술사학 연구 논문을 통해 알려졌고 현재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교남명승첩'에는 영남지방의 34개 지역 58개 명소가 담겨있다.
 언양 '반구대' 그림은 이 화첩의 1권 23면에 실려 있다. 겸재 정선이 경상도 하양(현재 경산)과 청하(현재 포항) 현감을 지내면서 반구대를 방문해 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폭에 담긴 풍경은 지금의 반고서원 주변에서 본 반구대 일원 풍경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교남명승첩'은 작품에 낙관이 없어서 제작 시기와 작가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왔다.
 최완수 전 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이 화첩을 겸재 정선의 50대 작품으로 진작이라고 수차례 밝혔으나 후에 정선의 작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 2008년 겸재의 '반구'를 발굴한 한국학중앙연구원 윤진영 장서각 왕실문헌연구실장은 '교남명승첩'을 겸재 정선이 아닌 정선의 화풍을 배운 손자 정황(1739∼1800)의 작품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앞서 발견된 '반구'와 이번에 발견된 '반구대'의 화풍 차이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뉘고 있다.
 겸재 정선이 자신의 화풍을 다져나가던 50대 때 그린 작품과 원숙해진 70대의 작품은 시기적으로 달라 차이가 난다는 의견과 손자 정황이 그렸기 때문에 정선의 화풍과 다소 다르게 표현됐다고 추정하는 시각도 있다.
 

 이달희 반구대포럼 상임대표는 "'반구대' 작품이 겸재 정선의 진작이든, 손자인 정황의 작품이든 250여 년 전 반구대의 명승절경을 그림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이를 통해 대곡천 문화유산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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