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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가 시작된 지도 초순을 지났다. 이맘때쯤이면 새해 설계했던 계획이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가를 누구나가 한 번씩 되돌아보게 된다.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난 것도 있겠고, 용케 아직 지켜내고 잇는 계획도 있다. 전 마을 주민이 금연에 도전, 화제가 됐던 전남 강진군의 금연마을 도전이 아쉽게 성공하지 못했다는 소식도 같은 맥락이 아니겠는가. 의욕은 가상했지만 이를 실천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이다. 강진군은 10일 "강진읍 송현, 작천면 용정, 도암면 월하마을 등 3곳에서 지난해 '웰빙 금연마을'에 도전했으나 최종 검사결과 모두 실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부터 20명의 흡연자가 금연에 도전했던 송현 마을은 11월까지 금연을 잘 이어왔으나 최종 검사에서 주민 한사람이 담배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바람에 아쉽게도 영광의 문턱에서 물러섰다. 용정마을은 10명의 주민이 금연에 나섰으나 지난해 8월 니코틴 검사에서 2명이 흡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월하마을은 6월 검사에서 13명중 8명이 흡연한 것으로 확인돼 일찌감치 중도하차했다. 이들 마을은 지난해 6대1의 경쟁률을 뚫고 금연마을에 선정된 뒤 담배와의 전쟁에 나섰다.
 군은 금연에 도전한 주민이 모두 담배를 끊을 경우 500만원의 마을 발전기금과 금연마을 현판 등을 인센티브로 내걸었다. 비록 금연마을 선정이라는 영광에는 실패했지만 대부분이 30~40년 이상 피웠던 담배를 금연마을 도전을 통해 끊는 등 내용은 성공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송현마을 최고령 김이진(96)옹도 70년 넘게 항상 가까이 했던 담배와 재떨이를 방안에서 치웠다. 군은 금연마을에 도전한 주민을 대상으로 월 1회 이상 니코틴과 소변검사를 실시하고 금연욕구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치료와 교육을 실시했다. 매주 수요일에는 마을을 도는 이동 금연 클리닉을 실시, 폐질환 등 건강상태도 체크해 주는 등 금연의지를 북돋웠다. 한편 강진에서는 98년에 금연을 시작, 3년만에 마을 주민 61명이 담배를 끊은 작천면 상당마을이 유일하다. 군 보건소 관계자는 "금연마을에는 선정되지 못했지만 상당수 주민들이 담배를 끊고 금연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등 큰 의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불교국가인 푸탄은 일찌감치 나라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 흡연을 일체 금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당수 국가도 여기에 동조하는 추세다. 애연가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가정과 직장에서만 천덕꾸러기 신세가 아니라, 공원과 거리에서도 눈총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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