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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나는 소설 속 주인공은 프랑의 작가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1883)의 주인공 잔느다. 『여자의 일생』은 지난번에 소개한 『테스』(1895) 보다 먼저 발표한 작품으로 이 『여자의 일생』이 『테스』에게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여자의 일생』을 읽었던 시기도 『테스』를 읽었던 때와 비슷할 것이다. 당시 독서를 즐겨했던 사람이라면 나의 독서력에 공감이 갈 것이다.

 지난번에 『테스』를 오랜만에 읽어 보고 나서 자연스럽게 생각난 소설이 바로 『여자의 일생』이었다. 지금 다시 읽어보니 이런 소설을 중학교 시절에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막장드라마 정도로 생각하고 나는 절대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 정도는 하지 않았을까 하고 미루어 짐작해 본다.

 1883년 이 소설이 출판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이렇게 여성의 삶과 사랑을 조명해 쓴 이야기가 주목을 받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여주인공 잔느는 아름답고 순진한 시골 귀족의 외동딸로 평범하고 꿈 많은 소녀다.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수녀원에서 교육을 받고 나와 줄리앙이라는 남자를 소개 받는다. 잘 생긴 줄리앙에게 마음을 빼앗긴 잔느는 사랑에 빠지게 됐고, 그리고 결혼을 하게 됐다. 그러나 줄리앙은 인색하기가 그지없었으며, 천하의 바람둥이에다가 잔느와 결혼한 것도 잔느가 순진한 처녀였고 그녀의 집이 귀족으로 재산이 있는 부자였기 때문이었다. 줄리앙의 부도덕함은 하녀인 로잘리를 임신시키고, 그리고 이웃의 알고 지내던 백작 부인과 간통을 하다가 그 남편에게 발각되어 살해되고 만다.

 이러한 삶 속에서 잔느의 희망은 아들 폴이었다. 그러나 애지중지 키웠던 폴은 장성하자 창녀에게 빠져 재산을 탕진하고 가출하고 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자 잔느는 그 충격에 병에 걸리고 만다. 이때 잔느를 보살핀 사람이 옛 하녀이면서 줄리앙이 범했던 로잘리였다. 사실 로잘리는 잔느의 이복여동생으로 어렸을 때 같은 유모의 젖을 먹고 자랐다. 이런 로잘리와 줄리앙과의 관계를 안 잔느는 로잘리를 다른 남자와 결혼시켜 멀리 다른 지방에 가서 살라고 돈을 주고 내보냈었다. 로잘리는 그런 잔느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잔느를 찾아와 보살펴 주게 된 것이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는 아들 폴이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로잘리가 그 아이를 데려다 잔느 품안에 안겨준다. 아들의 아이를 안으면서 잔느는 행복해 한다. 이런 잔느의 모습을 보면서 로잘리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고 소설은 막을 내린다. "그로고 보면 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것인가 봐요."

 오랜만에 이 문장을 다시 읽어 보니, 그동안 내 머리 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이 문장의 출처를 재확인할 수 있어서 새삼 다시 읽어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의 일생』에는 잔느의 일생 이야기, 로잘리의 인생 이야기, 줄리앙의 삶. 폴의 삶 등 다양한 한 삶을 살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130여 년전 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 공감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소설이 지니는, 아니 문학이 지니는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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