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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철 울산시의회 의원

전국을 뒤덮었던 'AI(조류인플루엔자)'가 한 풀 꺾이나 싶더니 이번엔 '구제역'이 전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5일 충북 보은의 젖소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데 이어 6일에는 전북 정읍의 한우농가에서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서 구제역 공포가 서서히 엄습하고 있다.
 구제역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성 급성가축전염병으로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도 주요 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주로 발굽이 2개인 소·돼지·염소·사슴·낙타 등 우제류(발굽이 2개인 동물)에 발병하는데 입과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긴 뒤 수포가 전신에 퍼지면서 폐사하게 되며 치사율이 5∼55%에 달한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데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감염되기 때문에 무리에서 한마리가 감염되면 나머지 가축 모두에게 급속하게 감염된다.
 구제역은 한번 발생하면 그 피해도 AI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엄청나게 크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AI의 경우 지금까지 전국에서 819개 농가의 가금류 3,281만마리가 살 처분됐고, 보상금 추정액이 2,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0~2011년 5개월에 걸쳐 발생한 구제역은 348만마리가 매몰 처분되면서 보상액만 어림잡아 3조원에 이르렀다. 이동제한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 한우 가격 급등 등 2차 피해도 AI와 비교할 수 없다.

 때문에 울산지역 지자체들도 다시 바빠졌다. 우제류 가축(소·돼지·사슴·염소 등) 사육농가가 밀집한 울주군과 북구는 지난 6일 곧바로 차단방역 강화에 들어갔다.
 울주군은 전체 1,789농가의 우제류 가축 6만8,000 마리에 대한 백신 접종과 접종방법 교육에 나섰다. 충북 보은의 구제역 발생이 백신 접종 과정의 문제에 기인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소 3,150마리, 돼지 200마리를 기르는 북구도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한편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를 전격 취소시켰다.
 앞서도 울산은 AI가 전국을 뒤덮을 때 해마다 열었던 간절곶 해맞이 행사를 취소하는 등 민관이 한마음 한뜻이 돼 선제적 차단방역에 나섰다.

 울산의 선제적 대응능력은 2년 전 '메르스'에서부터 빛이 났다. 울산은 2015년 5월에 발생해 그 해 12월까지 전국을 덮쳐 38명을 숨지게 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도 전국 시·도에서 유일하게 환자가 없는 청정지역을 유지했다.
 최근의 AI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16일 충북 음성과 전남 해남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AI는 전국을 뒤덮었지만 울산은 청정지역을 사수했다. 역시나 힘을 합친 민관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가 아니겠는가.
 가축 전염병은 발생하기만 하면 걷잡을 수 없다. 방역당국과 축산당국은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물 샐 틈 없는 방역시스템을 가동 선제적 감염 예방에 나서야 한다. 만약 발병이 확인되면 신속한 초동 대응으로 확산을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울산이 구제역에서도 '청정지역'을 유지하도록 지역사회 전체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겠다.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스포츠 격언이 있다. 이 말은 곧 기다리지 말고 먼저 행동하라는 의미다. 때문에 그것은 비단 스포츠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유익한 격언임은 틀림없다. 살면서 먼저 서두른다고 나쁠 건 거의 없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철저한 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울산은 태풍 '차바'로 인해 큰 피해를 입으면서 아직도 그 여운이 남아 시민들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다. 따라서 메르스에 AI, 진행 중인 구제역까지 민관이 힘을 합친 선제적 대응으로 막아내 시쳇말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 울산만의 자신감을 다시 회복해 보자.
 울산은 한 때 '태풍도 피해가는 도시'라고 하지 않았던가.

 필자도 우리 의회 차원에서 청정 울산을 사수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신속하고 과감하게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하고, 인력과 장비 등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하도록 집행부를 독려할 것이다.
 때마침 올해는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울산의 방문의 해이기도 하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인해 울산 방문의 해가 빛을 잃지 않도록 시민 여러분께서도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보내주시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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