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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호 프라우메디병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난임으로 병원을 찾은 한 여성에게 난임의 치료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젊은층 사이에는 3포 세대라는 신조어가 생기더니 곧 5포, 7포 그리고 N포 세대까지 생겼다. 그만큼 열심히 살아도 좌절되고 꿈과 비전을 가로막는 높은 현실의 벽들이 생긴 것이다. 연애나 결혼, 출산을 포기해버리는 이들이 많아졌고, 우리나라는 2015년 기준 합계출산율 1.26명으로 2005년(1.22명) 초저출산에 도입한 이후 여전히 심각한 수준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초저출산 현상 뒤에는 아이 갖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아이를 가지지 못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다. 과거에는 임신을 할 수 없는 '불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를 극복하는 시술들이 생김에 따라 임신은 가능하나 잘 되지 않는다의 '난임'으로 변경됐다. 고영호 프라우메디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로부터 난임의 원인과 치료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7쌍 중 1쌍 꼴…해마다 증가 추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고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 난임으로 진료를 받고 있는 난임부부는 2015년 기준 약 22만명이다. 우리나라 부부 7쌍 중 1쌍이 난임 문제를 겪고 있는 셈이다. 매년 그 수는 증가 추세다.
 난임이란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난임의 원인은 남성 요인 30%, 여성 요인 30%, 남성·여성 양측 요인 20%, 원인 불명 20%로 보고 있다. 
 난임 발생빈도는 여성 고령임신의 사회적 경향으로 인한 생식능력의 감소, 생식기 질환의 증가, 인공임신중절 또는 잦은 자연유산, 계획된 출산을 위한 지나친 피임방법 사용의 증가, 스트레스 및 운동부족 그리고 환경오염의 증가 등으로 인해 최근 점차 증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생식능력은 25세에 최고점을 이룬 후 30대부터 감소해 35세 이후에는 20대 연령층에 비해 급격히 임신률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아이를 갖기 원한다면 만혼이 되기 전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임신 성공률을 높인다고 할 수 있다. 임신이 잘 되지 않으면 스스로 난임을 의심하거나 혹은 인지해 병원을 빨리 찾는 것이 필요하다.

#여성 혹은 남성만의 문제 아닌 부부의 문제
난임의 원인 중 남성 원인으로는 △발기부전 △전신의 내분비 이상 △생식불능으로 인한 난임 △정자 수송로가 막힌 난임 △무정자증이 있다. 여성 원인은 훨씬 다양하다. △나팔관 이상 △난소의 배란장애 △생식기 감염 △외상 △습관성 유산으로 인한 난임 △난소낭종 △자궁위치 이상 △자궁기형 등이다. 여전히 원인 불명 요인도 높아 난임이 단순히 여성 혹은 남성만의 문제가 아닌 부부의 문제로 부부가 협력해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
 난임 검사를 시행하는 순서와 방법은 난임 원인, 검사자의 선호도 및 난임 부부의 개인적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쉬운 검사, 위험성이 없는 검사,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검사부터 실시하고, 힘이 들고 환자에게 부담이 되는 침습적인 검사, 비용이 많이 드는 검사는 나중에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남성은 정액검사를 여성은 기초 혈액검사, 호르몬검사, 자궁난관 조영술, 성교 후 검사, 자궁 내막조직 검사, 복강경 검사 등이 있다.

#배란 유도·보조생식술·수술로 치료 가능
난임 치료 방법은 크게 배란 유도와 보조생식술(ART: 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ies) 그리고 수술로 구분할 수 있다.
 배란 유도는 배란이 안되는 여성에게 약물 투여로 배란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배란이 되는 여성에게 더 많은 난포를 얻어서 임신률을 올리기 위해 주사용 과배란 유도제를 투여하는 과배란 유도를 시행한다.
 보조생식술은 인공수정시술과 체외수정시술로 나눠진다. 인공수정은 정자를 인공적으로 여성의 생식기내로 주입해 주는 것으로 자궁경관 요인, 항정자항체 등의 면역학적 요인 및 남성요인으로 희소정자증 등에 주로 이용된다.
 체외수정시술은 난자를 채취해 시험관 내에서 수정시키고 배아를 다시 자궁 내로 이식하는 방법으로 일측 혹은 양측 난관 폐쇄, 기왕의 수술로 인한 난관의 상실, 자궁경관 요인, 정자 감소증, 면역학적 요인, 원인 불명, 자궁 내막증 등에 주로 이용된다.
 이러한 난임 치료 시술이 시행되고 있지만 현 우리나라 건강보험 적용 범위는 자연배란유도시에만 적용되고 있다. 치료 극복을 위한 보조생식술은 비급여로, 고액 비용이 드는 난임시술이 임신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를 받지 않거나 중단하는 이들이 63%가 넘는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난임부부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원금액은 인공수정의 경우 회당 50만원씩 3회, 체외수정의 경우 기준 중위소득에 따라 신선배아는 회당 190~300만원 내 4회, 동결배아는 회당 60~100만원 내 3회(단, 동결배아 없이 신선배아만 하는 경우 5회 가능)이다. 보조생식술을 해야 하는 경우 관할 보건소에 지원 대상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체중·스트레스 관리 등 심신 안정 취해야
난임은 꾸준한 관리와 빠른 치료를 통하여 극복 할 수 있는 질환이다. 때문에 평소 생활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째, 체중관리다. 일반적으로 과체중이나 저체중의 경우 호르몬 분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임신에 성공할 확률이 낮아져 본인의 키와 신체에 적당한 체중을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스트레스 관리다. 무엇보다 난임의 가장 큰 적은 스트레스인데, 본인 스스로 스트레스 요인을 제거하거나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식이요법이다. 균형잡힌 식단이 필요한데, 튀김이나 인스턴트 식품 등을 자제하고 비타민 A, C, 아연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넷째,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다. 우리 몸의 혈액순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평소 따뜻하게 옷을 입는 등 몸이 따뜻할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한다.
 다섯째, 정기적으로 진료 받기이다. 무엇보다 난임을 빨리 인지하거나, 몸의 상태를 체크해 세균이 난소, 나팔관, 자궁 등으로 퍼져 염증을 유발하는 골반염이나 성병 등 다른 문제가 없는지 반드시 정기적인 진료를 받아 건강한 몸을 만들어야 한다.
 고영호 프라우메디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난임은 극복 할 수 있다. 하지만 주위의 시선이 난임 치료자들을 많이 힘들게 하고 움츠리게 만든다"며 "난임은 우리 모두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편하게 검사하고 치료 받을 수 있도록 격려와 용기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리=조창훈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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