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옷을 넣을까 말까…넣을까 말까…. 봄이 오려다 마는 날의 연속이다.
오늘 아침에는 빗소리도 나지 않은 봄비가 왔다가 이내 갰다. 이제 봄이 오려나….
2월은 12달 중 가장 짧다. 그리고 졸업을 하고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꿀맛 같은 봄방학이 있는 그야말로 달콤하고 설레는 그런 달이다. 나도 올해는 3월부터 다시 대학에 출강하게 됐는데 마치 내가 입학을 하는 신입생 마냥 새 학기가 기대된다. 대학 캠퍼스의 신학기는 그야말로 들떠있고 신선하고 재밌다. 누가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는 무리지어 다니는 신입생들과 뭔가 성숙되어 보이는 선배들, 군대를 마치고 돌아온 복학생 등등 그들의 넘쳐나는 에너지가 캠퍼스를 가득 채운다. 올해도 그러리라 기대하며 그곳에 서있을 나또한 그들의 청춘 에너지를 나누어 받기를 기대하니 벌써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3월의 설레는 대학 캠퍼스를 생각하니 브람스의 대학축전서곡<Akademische Festovertuere Op.80>이란 제목이 떠오른다. 제목처럼 분위기도 그야말로 가고 싶던 대학 문을 들어서는 그 순간 귓가에 맴돌 것 같은 그런 분위기의 밝고 힘 있는 곡이다. (독일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1833-1897)에 대해서는 여러 번 내가 쓴 글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그가 잘 기억나지 않는 독자 여러분께서는 '서아름의 클래식 톡-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편을 참고하시길 바라며 중복되는 설명을 하지는 않겠다)
브람스는 1879년 브레슬라우 대학(Breslau Universitaet)으로부터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게 되는데 그에 대한 답례로 작곡된 곡이다. 그전에도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명예음악박사 학위를 수여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멀리 영국까지 가서 엄격한 의식에 참석해야한다는 조건이 싫어 학위수락을 거절했던 브람스가 브레슬라우 대학에는 호의적이었던 것은 영국만큼 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대학에서 별다른 조건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브람스는 학위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자신이 직접 쓴 음표 하나를 보내주는 것으로 스스로는 만족 했으나 그것보다는 조금 더 큰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게 어떻겠냐는 그 대학의 지휘자였던 친구 베르나르트 숄츠(Bernard Scholz)의 설득으로 이곡을 작곡해 그곳에서 브람스의 지휘로 초연하며 브레슬라우 대학에 헌정 됐다.
사실 브람스는 대학에서 공부해 보지 못했는데 친구 요하임 (Joseph Joachim)의 도움으로 독일 괴팅엔 대학교(Goettingen Universitaet)에서 몇 달간 머무르며 공부할 수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그곳에서 대학생들과 어울렸던 때를 떠올리며 위엄 있는 곡으로 작곡하려던 계획을 전면 수정해 그들이 즐겨 부르던 학생들의 노래를 도입하며 처음 계획하고는 다른 밝고 힘찬 노래가 탄생됐다. "자, 이제 즐거워하자 우리 젊은 날에는 젊은 날의 기쁨이 지나가고 나면 대지가 우리를 부르는 힘겨운 나이가 되리니" 원곡에는 없지만 이런 내용의 가사의 합창을 넣어 곡이 연주되기도 한다는데 그야말로 잘 어울린다.
- 기자명 울산신문
- 입력 2017.02.22 17:28
- 수정 2017.02.24 11:56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