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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재규 울산시 녹지공원과

몸과 마음이 산뜻해지는 봄이 왔다. 봄은 뭐니뭐니해도 나무심기의 계절이다. 우리나라는 4월 5일을 '식목일'로 정하여 전국적으로 나무를 심는다.

 올해로 72회째를 맞는 식목일은 역사와 유래가 매우 깊다. 신라 삼국통일의 날과 조선시대 임금이 친히 백성과 함께 농사를 지었다는 날이 바로 4월 5일이며 또한 계절적으로도 나무심기에 적합한 시기임을 고려하여 해방 후 1946년부터 4월 5일을 식목일(일제강점기는 4월 3일이었다고 함)로 정했다.
 기념일까지 정해서 나무를 심는 이유는 무엇일까? 식목일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독일, 중국,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도 기념일로 지정하고 있는데 숲이 우리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알고 나면 궁금증이 해소된다.

 나무가 울창한 숲은 빗물을 머금었다가 서서히 흘러 보내는 역할을 하여 '녹색댐'이라고도 부른다. 건강한 숲이 산사태와 같은 산림재해에 강한 것도 같은 이유다. 또한 숲속에 있는 토양미생물이 낙엽을 스폰지처럼 만들어 물탱크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인데 우리나라 산림은 연간 전국 다목적댐 9개의 총 저수량의 1.7배에 해당하는 193억톤의 물을 저장한다고 한다.
 나무는 우리 생활에서 꼭 필요한 자원이다. 최근 친환경 웰빙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천연 재료인 목재소비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만큼의 목재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얼마의 나무를 심어야 할까? 

 작년 국민1인당 목재 제공량은 0.613㎥으로 평생 약49㎥이 필요한 것으로 이것은 잣나무 440여 그루에 해당하며 평생 5그루 이상을 매년 심는 양이다.
 이밖에도 큰 나무 한그루는 4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양의 산소를 공급한다. 우리나라 숲 전체를 보면 자동차 2,139만대가 배출하는 양인 이산화탄소 약4,000만톤을 흡수하고 연간 2,900만톤의 산소를 공급한다.

 이처럼 산림은 우리 눈에 직접 보이지 않는 공익적 기능이 큰데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더욱 놀랍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126조원으로 GDP의 9%에 해당하는데 대기정화, 산림휴양, 경관기능 등 국민 1인당 연간 249만원씩 나누어 주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8.5%, 농림어업 총생산의 4배, 임업 총생산의 65배, 산림청 예산의 67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액수로 최초로 산림의 공익기능을 평가한 1987년(17.7조 원) 보다 약 7배, 직전 평가인 2010년 기준 평가액(109조 원)보다 15.4%(약 17조 원) 증가했다.

 나무는 언제 심는 것이 좋을까? 기후변화에 따라 우리 시를 포함한 남부지방에서는 실제 3월이 나무심기에 적합하다. 나무가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직전인 시기가 가장 좋다. 이에 따라 우리 시는 울산대공원에서 이달 17일 편백 2,500그루를 심을 계획이고 각 구청별로도 4월까지는 나무심기를 마무리한다.
 심을 나무를 고를 때는 다음을 생각하자. 산림에는 경제성이 좋은 장기수, 산림유실수, 용재수 등을 심는다. 특히 편백은 우리 지역의 기후에 적합하고 양질의 목재는 물론 다량의 피톤치드가 방출되어 삼림욕장의 대표적인 나무로 공익적 기능 또한 매우 높은 수종이다.

 주택에서는 기존 정원수와 조화를 이루고 계절별 특색이 있는 꽃나무, 유실수, 관상수 등을 선정하되 나무가 너무 높이 자라거나 벌레가 많아 관리가 어려운 나무는 피하고 농촌의 고향집에는 외래종 보다는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향토 수종을 선정한다.
 공단, 도로변 공한지에는 활엽수와 녹음수와 같은 공해에 강하고 먼지를 흡착할 수 있는 나무가 적합하다.
 아파트단지의 화단에는 큰 키 나무와 작은 키 나무를 조화롭게 섞어 심고 꽃나무와 유실수, 활엽수와 침엽수를 골고루 심어야 효과적이다. 아파트 발코니와 거실 등 집안에서는 작은 나무를 심고 가꾸면 된다. 집안에서 한그루의 꽃나무를 심는 것은 우리 가족의 행복을 심는 것과 같이 가슴 설레는 일이다.

 이번 주말에는 우리 모두 한그루라도 좋으니까 나무를 심어보자. 비록 내가 심는 나무가 어리고 작은 묘목이지만 미래 우리 아이들의 녹색정원이고, 녹색학교이며, 녹색먹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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