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림청이 정원산업을 본격 육성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하면서 국가정원 제2호 지정을 앞두고 울산시 등 전국 자치단체들이 각축전을 펴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 해 9월 정원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해 국민복지와 국가경제 이바지 수단으로 정원산업을 본격 육성하는 것으로 방침을 세웠다. 우리나라 국가정원은 지난 2014년 제1호로 지정된 전남 순천만이 유일한다.

국가공원으로 지정되면 한 해 30억∼40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초화류와 수목, 정원 시설물 관리 등을 통해 도시 브랜드를 한층 높여준다는 점에서 생태 숲을 갖춘 여러 자치단체들이 2호 국가정원을 꿈꾸며 정원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국가 정원 지정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자체는 태화강 대공원이 있는 울산을 비롯해 제주와 경북 경주, 충남 태안, 강원도 영월, 전북 부안, 전남 담양 등 6~7곳에 이른다.

이 중 태안, 경주, 영월, 부안, 담양 등 5곳은 지난해와 올해 산림청으로부터 '지방정원'으로 선정돼 국가정원 지정에 비교적 유리한 여건을 갖췄다. 여기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일대 산림청 소유 국유지를 국가정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최근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하지만 울산 태화강은 여러 지역의 생태정원과는 완전히 다른역사를 가진 곳이다. 산업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도심의 태화강은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생태하천으로 변모한 역사성을 가진곳이다. 여기에다 태화강 중심에 대나무숲과 계절마다 꽃이 피는 대정원을 갖췄고, 1급수의 맑은 물에는 연어, 황어, 은어가 회귀하고 철새가 도래하는 등 국가정원으로 손색이 없다.

지난 1987년의 일이다. 당시 태풍 피해로 처참했던 태화강은 공해의 상징이자 개발의 상처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소였다. 이 때부터 태화강보존회라는 시민들의 모임이 있었고 태화강 살리기가 본격화 됐다. 정돈되지 않았던 대숲은 십리대숲의 이름으로 새롭게 정비되기 시작했다.  울산시는 1,000억원을 투입, 10여 년에 걸친 생태회복 프로젝트를 추진해 1, 2급수의 맑은 물이 흐르는 생명의 강으로 복원했다. 이어 태화강 십리대밭을 공원화해 가꾸고 태화강 둔치(왕복 40㎞)에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꽃밭 등을 조성했다.

지금은 여름에는 백로떼, 겨울에는 까마귀떼가 날아드는 전국 최고의 하천 생태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이같은 역사성을 가진 태화강을 국가정원으로 지정하는 것은 대한민국 근대화와 생태복원이라는 차별화된 국가정원을 갖는 것이다. 정부가 태화강대공원의 국가정원지정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