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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정태흠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한 남성에게 고혈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울산 남구에 사는 서 모(67)씨는 5년 만에 받은 건강검진 결과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평소 잔병치례 없이 생활했던 그에게 혈압 수치가 150/95로 측정돼 고혈압 제1기라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부모 모두 고혈압인 이력이 있었고, 그는 최근에 생긴 급격한 스트레스로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또한 스트레스를 술로 대신 풀고자 매일 마신 것이 원인이었다.
고혈압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서 심각한 수준까지 혈압이 올라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국고혈압협회에 따르면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것을 알고 제대로 치료 및 조절하는 환자는 전체에서 12.5%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렇듯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고혈압을 모르고 방치하다가 합병증까지 생기기도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고혈압을 위협하는 요소는 나이, 비만, 염분섭취, 운동부족, 스트레스, 성격 등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유전은 부모 모두 고혈압일 경우 자녀는 60%, 부모 중 한 명이 고혈압이면 30%의 확률로 자녀에게 나타난다고 분석한다. 또한 고혈압의 90-95%는 본태성 고혈압으로 정확한 원인이 나타나지 않는다.
동맥경화증, 심부전증, 뇌졸중 등 다양한 합병증을 가져오는 고혈압은 평소에 관리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주기적으로 1년마다 검사를 받으며 지속적인 관리를 하면 혈압을 낮추고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울산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정태흠 전문의에게 고혈압에 대한 예방, 합병증 등에 대해 들어봤다.

 

#가장 무서운 합병증은 중풍·심장병
고혈압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중풍과 심장병이다. 중풍과 심장병은 우리나라 사람에게 암을 제외하고는 가장 흔한 사망원인이다.
 하지만 중풍은 죽음에 이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반신불수, 언어장애 등 심각한 장애가 올 수 있다. 이렇다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죽음보다 무섭다는 인식을 주는데, 관리만 잘 하면 중풍과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70대 이후엔 여성이 혈압 더 높아져
먼저 나이에 따른 혈압의 변화는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 50대의 경우 남자 40%, 여자 30%로 여자가 남자보다 10% 더 많다.
 그러나 60대가 되면 남녀 모두 50%로 올라가고 70대가 되면 남자 60%, 여자 65%로 여자가 더 많아진다. 일반 고혈압의 경우 140/90 이상일 때, 노인고혈압은 그보다 더 높은 150/90이상이어야 약물치료가 가능하다.
 
#가정혈압 측정으로 손쉽게 상태 파악
고혈압을 걱정하는 이유는 중풍이나 심장병이 잘 생기기 때문이지만 연구 결과는 다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병원보다 집에서 측정한 혈압이 중풍이나 심장병 관계가 더 높다.
 또한 평소에는 정상이다가 병원에만 오면 혈압이 높게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이를 백의고혈압이라 하는데 흰색 가운만 보면 혈압이 높아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노년층에서 자주 발생하며 식사 후에 혈압이 떨어져 어지러운 경우도 많다. 이러한 이유로 백의고혈압이나 식후저혈압을 확인하기 위한 가정혈압이 필요하다. 집에서 혈압을 측정하면 보다 쉽게 혈압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가정용 혈압계 중에서 전자혈압계의 경우 손목이나 손가락으로 측정하는데 팔뚝에서 측정하는 방법보다 오차 범위가 크다. 그러므로 병원에 방문 시, 수은 혈압계로 측정한 혈압과 비교해 측정 범위를 미리 알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축기 160·이완기 100 넘으면 약물치료를
고혈압 진단을 받아도 그 즉시 약물치료를 시작할 필요는 없다. 수축기 혈압 160과 이완기 혈압 100이 넘으면 약물치료를 바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보다 낮을 경우, 3개월 정도는 체중 줄이기, 술 적게 마시기, 운동하기, 싱겁게 먹기, 야채 많이 먹기 등의 생활 습관 개선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이후에도 효과가 없으면 약물 치료의 필요성을 생각해야 한다.
 
#생활습관 개선하고 비만땐 체중 줄여야
고혈압 치료를 위한 생활습관 개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 줄이기인데, 1kg당 대략 1mmHg가 떨어진다. 만약 5kg이 빠졌다면 5mmHg 가량이 떨어지는 셈이다. 이는 하나의 혈압약과 맞먹는 효과다. 비만과 고혈압이 함께 있다면 체중부터 줄여야 한다.
 
#당뇨병 발병 위험 2배, 고지혈증도 조심
고혈압이 가져오는 합병증 중에는 당뇨병과 고지혈증이 있다.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게 고혈압은 2배로 나타나고 고혈압인 환자에게 당뇨병은 2배 더 높은 수치로 발병한다. 더구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동시에 있으면 심장병이나 중풍은 더 쉽게 걸려서 굉장히 위험하다.
 이 세 가지는 병의 원인이나 치료 방법이 비슷하기 때문에 한 명의 의사에게 관리를 받는 것이 효율적이다.
 또한 이 병들 모두의 치료 핵심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체중 줄이기, 술 적게 마시기, 운동하기 등에 대한 생활 습관을 상담 해줄 가까운 동네 의원을 다니는 것이 좋다.
 
#혈압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
혈압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에 대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끊을 수 있다. 비만인 사람이 식이요법, 운동 등으로 체중을 줄이고 과도한 피로나 스트레스를 조절해 낮추면 혈압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혈압약을 줄이거나 끊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노인고혈압의 경우는 혈압이 정상화된 이후 6개월간 안정되면 용량을 줄이는 것을 시도해볼만 하다.
 물론 혈압약을 처방하는 담당 의사와의 상의를 충분히 한 후에 결정해야 한다. 혈압약을 줄이거나 끊은 후에는 혈압이 다시 올라가지 않도록 줄인 체중을 유지함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짜거나 매운 음식은 멀리하세요"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중이 과한 환자들에게 체중을 줄이는 것과 싱겁게 먹는 것을 권장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비만과 혈압이 동시에 있는 나이 드신 여성분들이 많다. 또한 싱겁게 먹는 것은 혈압을 낮추고 체중조절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정리=차은주기자usc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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