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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EEZ 모래 채취 허가량 축소로 모랫값 폭등과 공사 차질을 우려하는 울산 건설업계의 목소리가 높다.
 울산 복합환승센터와 전시컨벤션센터 등 지역 내 대규모 사업의 착공을 앞두고 모래 부족 현상이 현실화될 경우 울산 건설업계에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 울산지회는 올해 모래 채취가 허가된 물량이 지난해 채취량 1167만㎥의 55% 수준인 650만㎡로 동남권에서 늘어난 건설물량을 감안할 경우 턱없이 부족하다고 20일 밝혔다.
 또 남해 EEZ의 모래 채취량이 일시에 절반수준으로 줄어들어 새로운 대체 골재원이 없는 현 상황에서 앞으로 동남권에서 모래 부족으로 가격 상승이 지속될 수 있고 공사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
 특히 건협은 바닷모래 채취가 산란장을 훼손하고 어장을 파괴한다는 어민들의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건협 관계자는 "남해 EEZ 모래채취에 따른 수산자원의 감소에 직간접적인 영향에 대해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어민들의 주장처럼 바닷모래 채취가 수산자원 감소의 주범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건협은 올해 모래 수급부족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남권 최근 2년간의 주택 인허가 실적을 보면 2014년도 7만9,000가구 대비해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15.4%(9만1,000가구), 44.2%(11만4,000가구) 급증했다. 착공 실적은 2014년 8만8,000가구 2016년도 10만5,000가구로 20%가 증가했다.
 건설업계는 늘어난 공사물량으로 모래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모래채취가 전년도 수준에 못미치는 경우 가격이 폭등할 것이고 봄철 성수기를 시작으로 올해 건설공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 일시에 많은 양의 모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울산에서는 올해 대표적으로 울주군 KTX역세권에 조성되는 울산컨벤션센터와 복합환승센터 건립 공사를 앞두고 있다.

 이런 우려는 지난 1월 16일부터 남해 EEZ 모래채취 중단으로 동남권의 모래 가격이 ㎥당 1만3,000원~1만8,000원에서 2만5,000원~3만2,000원으로 두 배까지 오르며 현실로 나타났다.
 모래 가격 상승으로 인한 동남권 민간공사의 공사비 증가액을 추정해 보면 약 1.1% 상승한 1,900억원 이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모래가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율 1.3%에 최근 모래 가격 상승률 85%를 감안해 동남권(부산, 울산, 경남)의 2015년 민간공사 기성액 17조4,000억원을 기준으로 산출한 것이다.
 건협 관계자는 "이처럼 늘어난 비용 부담을 건설업계는 분양가에 포함할 수 밖에 없다"면서 "결국 공공부문은 국민 세금이 늘고 민간부문은 주택가격이 상승해 모두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전했다. 여기에 모래 사재기 현상, 레미콘 제조시 품질하락 등으로 부실시공을 유발하고 품질문제가 발생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건협은 안정적인 골재 수급을 위해 매년 일년짜리 공급계획이 아니라 5년 단위로 수립하는 골재수급 기본계획에 맞춰 채취기간을 최소 2~3년 단위로 허가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김미영기자 myidaho@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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