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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가 다음달 분사를 앞두고 단일 노조를 인정해 달라는 이른바 '4사 1노조'를 사측에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노조 내부의 반대에도 부딪혔다.
 노조는 단일 노조 유지를 위해 규약을 개정하려 했지만 40%의 대의원이 이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21일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노조는 현대중공업 조합원 지위 유지를 위한 규정 개정 건을 다뤘지만, 대의원 40%가 반대해 통과되지 못했다.

 투표 대의원 127명 가운데 찬성 75명(59%), 반대 51명(40%)으로 나타나 노조규정 개정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이다.
 이 규정은 '현대중공업 조합원은 분할하는 다른 사업장 조합원도 포함한다'는 것이 골자다. 분할하는 4개 사업장 조합원을 현대중공업 조합원 자격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노조는 또 규약 개정을 통해 분리되는 4개사의 유일 노조로 회사와 교섭할 근거를 만들려 했으나 실패했다.
 반대하는 대의원들은 4개 사업장으로 분할되더라도 결국 같은 금속노조 조합원이기 때문에 규약 개정까지 필요 없다는 의견을 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10개월 가까운 임단협 교섭과 오랜 파업으로 피로감이 큰 가운데 노조 집행부와 현장 조합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의원 간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갈등이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노조는 공감대를 형성한 뒤 대의원대회를 다시 열어 규약 개정 안건을 재상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노조의 규약 개정과 상관없이 4사 1노조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4개의 별도법인을 대표해 하나의 노조가 교섭하겠다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노사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노조는 22일 소식지를 통해 21일 84차 단체교섭 결과를 전하면서 "사측이 상여금 월할 지급 등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아 진전이 없다"고 전했다.
 노조는 "회사 주장대로 상여금을 매달 지급하면 구성원들의 실질 임금은 오르지 않고 최저임금문제와 동종사에 비해 턱없이 낮은 기본급 체계는 그대로 존속되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며 "회사는 상여금 월할 지급으로 월 고정급을 높여 이에 대한 부담을 해소하려 한다. 또 이를 근거로 차후 임금인상을 억제하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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