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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잠출 편집위원

장미대선이 다가오면서 정당과 후보 지지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이 유례없이 많은 몰려드는 사람들로 분위기가 뜨겁다고 한다.
 쉬운 말로 대세론을 쫓아 특정 후보에게 줄 서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것이다. 이미 정권이 교체된 것이기라도 한듯이 너도나도 몰려들고 있다는데 아직은 아니지만 민주당 시당사가 말 그대로 문전성시를 이룰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나치면 안하는 것만도 못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인재영입을 한 것이라면 그의 활동영역을 허용해 주고 잘 활용하면 좋지만 지금까지의 면면은 모두가 영입된 '인재'가 아니더라는 점이다.
 늘 정치판을 맴도는 선거낭인도 있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목이 삐딱해진 이도 보인다. 내년 지방선거에 나서겠다며 미리 줄 서는 이도 있으니 민주당은 그가'인재'인지를 잘 분별해야 한다. 묻지마 영입은 자칫 공든 탑을 흔드는 악재가 되기도 하고 울산의 당지지율 40%도 급전직하 할 수 있다. 그래서 인재란 표현을 사례로 들려주고 싶다.

 일본의 한 신문에 실린 칼럼을 읽다가 '인재'란 한자표기를 여러 개의 단어조합으로 표현해 놓은 것이 있어 눈길이 갔다. 한글로는 모두 인재라고 읽을 수 있어 우리에게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겠다.
 어느 조직이나 인재를 찾고 있다. 누구나 인재를 탐하고 발탁하고 싶어한다. 그 인재(人才)는 재주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가리킨다. 거기에 더해 人材는 학식과 능력, 재주 따위를 갖춘 뛰어난 사람을 말한다. 그래서 한 나라나 집안을 떠받들어 이끌어 갈 동량(棟梁)이 되니 촉망받고 주위의 부러음의 대상이 된다. 이 두 종류의 인재는 우리사회가 그토록 바라는 진짜 '인재'다.

 이보다 조금 덜한 사람으로 人財도 있다. 다른 건 부족해도 회사에 재물을 축척해 주는 사람이니 고마운 존재다.
 그러나 어디에나 있고 별 존재감이 없는 人在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그냥 존재만 하는 사람, 있으나마나한 사람이니 밥충이란 말을 듣는다. 월급이나 축내는 존재지만 크게 사고는 치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인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회사에도 있고 정당 조직이나 공무원 조직에도 있고 언론사에도 있다.

 제일 나쁜 사람으로는 人災 또는 人罪라는 사람들이다. 회사나 조직에 해를 끼치니 천재(天災)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이다. 물론 印材같은 이도 있다. 나무나 돌, 고무, 상아나 뿔 같은 도장 재료 같은 이를 빗댄 것이다.

 인재는 옛날에도 중요했고 지금도 소중하다. 지금도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나름대로의 인재 판별 기준을 두고 선발에 고심하고 있다.
 적재적소(適材適所). 좋은 인재를 골라 제대로 된 역할과 업무를 맡기면 금상첨화이다. 그래서 삼고초려(三顧草廬)를 비롯해 백락일고 거복염거(伯樂一顧 驥服鹽車), 면전성시(面前成視), 신언서판(身言書判), 명세지재(命世之才)에 이극의 오시법(五視法) 등 인재를 재대로 보고 구분하는 기준도 다양했다. 

 거기다 간디가 제시했던 나라를 망치는 '7가지 사회악'을 추가하면 좋겠다. 간디는 7가지 사회악 가운데 첫번째로 '원칙없는 정치(Politics  without principle)'를 들었다. '원칙 없는 정치'를 최고의 죄악으로 정의한 것은 정치가 만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정도의 기준만 갖고 있어도 몰려든 사람을 옥석으로 가릴 수 있으리라 본다. 모로 가든 서울만 가도 된다는 식으로 자신의 목적에만 충실한 사람인지? 지방선거에 얼굴 내밀어 요행을 바라는 사람인지? 과거의 허물을 씻고 진정 표변(豹變)을 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바다는 모든 물을 사양하지 않고(海不讓水) 냇물은 흘러흘러 강물에 합치고 강물은 흘러흘러 바다로 간다지만(河海不擇細流) 오염된 물과 덜 오염된 물 그리고 더 깨끗한 물을 합치는게 낫다. 아니면 더 큰 물이 작은 물들을 충분히 정수하고 정화할 능력이나 포용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고 더 큰 세력이 된다.

 민주당에 권한다. 대선을 앞두고 제 발로 오는 사람을 냉정한 잣대를 대어서 함부로 내치거나 거부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옥석은 가려야 하고 선별 기준은 있어야 하는 법. 비바람 맞아 온 오랜 세월, 신념 속에 당을 지켜온 '등 굽은 소나무'와는 분별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마음에서 권하는 단어가 하나 또 있다. 살면서 또는 사람을 대하면서 취해야 할 태도로 떠오르는 단어, 정약용의 당호인 여유당이다.
 여유당(與猶堂)은 '겨울 냇물을 건너듯(與)하고, 사방을 두려워하듯이(猶)' 조심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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