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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주 문화부기자

국내 미술품 시장에서 최고가를 경신한 김환기 작품이 또 한 번 최고가 기록에 도전한다. 오는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K옥션 4월 경매에는 김환기가 1973년 미국 뉴욕에서 그린 청색 점화 '고요(Tranquillity) 5-IV-73 #310'이 추정가 55~70억 원에 출품됐다.
 이번 경매를 통해 지난해 11월 홍콩에서 개최된 서울옥션 경매에서 낙찰된 김환기의 1970년 작 노란색 점화 '12-V-70 #172'의 가격 63억 2,626만원을 넘어서면 다시 한 번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게 되는 것이다.

 연일 미술품 경매 최고가가 경신되고 미술품 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운 이유는 저금리 시대에 미술품이 투자 가치 있는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미술 경매 시장 규모는 1,680억 원을 기록하며 미술품 투자는 하나의 재테크의 수단으로도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미술품 투자가 일부 부유층의 취미나 탈세의 수단으로 이용한다고 인식되기도 했지만, 미술품 투자에 대한 문턱은 낮아지고 대중적 저변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미술품 투자 시장의 성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문화적 가치조차 자본의 논리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비싼 작품이 반드시 좋은 작품은 아니며, 명작이 반드시 최고가의 작품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예술의 가치는 본질적으로 가격으로 매길 수 없고, 미술품 투자의 본래 목적은 예술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고 미술시장 지원과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술품 투자로 당장의 경제적 이득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에 걸린 그림 한 점 보며 기뻐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 나 자신을 위한 투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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