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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우체통                                                                                 

박효석
 
요즘 도시에선 별들이 보이지 않아
그 옛날 시골에서 보았던
보석처럼 찬란하게 반짝이며
실개천처럼 맑게 흐르던 별들을
마음속으로 바라봅니다
 
별똥별이 떨어지자
찰랑 찰랑거리는 마음속
 
울음을 멈췄던 여치들이
일제히 울어대고
풀잎들은 밤새 은하를 헹궈
진주를 굴리고 있는데
 
날이 밝아오기 전까지
나는 별들의 우체통이 되어
별들이 그대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담으려고
마음의 눈을 초롱초롱 뜨고 있지요
 
● 박효석- 동국대학교 문화예술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78년 시문학으로 문단 등단. 제1시집 '그늘'로부터 제18시집 '은하수가 하모니를 불면' 상재. 공저 4인 시집 '보아라, 저 붕새의 힘찬 날갯짓을' 외 3인 시집 '지독한 사랑' 상재.

 

 

 

 

▲ 박성규 시인

 

근래에 시골집에도 우편물이 종종 배달되어 왔다. 택배는 도착에 미리 연락을 받으니 상관이 없는데 우편물은 집배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는 그냥 마당에 휙 던져놓고 가는 것 아닌가.
 궁리 끝에 우편함을 달았다. 담도 대문도 없다보니 달 곳이라곤 현관입구 뿐이지만 크기가 작더라도 서적 정도는 편하게 담아 둘 수 있을 만큼의 넉넉함을 가진 우편함을 달아 두었더니 수고스럽게도 오토바이에서 내려서 일일이 우편함에 담아 두고 가니 마당에 던져놓고 가는 우편물이 없어졌다.
 막상 우편함을 구하려고 철물점등 몇몇 군데를 들렀더니 전부 빨간색이었다. 어릴 적부터 보아 왔던 우체통이 모두 빨간 색이라 행여 다른 색깔로 된 우편함이 있을는지 몇 군데를 둘러보아도 모두 빨간 색이었다. 그러나 우체통은 나라마다 색깔이 다르다 한다. 미국과 러시아는 파란색, 중국은 초록색, 일본과 영국 그리고 우리나라는 1956년 이후로 빨간색을 사용한단다.
 하지만 별들의 우체통은 어떤 색일까. 밤마다 별들이 보내오는 사연을 담아둘 우편함도 만들어 둘까도 싶은데 박효석 시인은 시인 스스로 우체통이 되고자하는지라 나는 내 스스로 우체통이 되지 못하고 박효석 시인이 받은 소식이라도 제대로 전해 받았으면 좋겠다. 4월 들어 어느 쪽에선 꽃눈이 내리고 어느 쪽에선 함박눈 내린다지만 다시 하늘이 맑게 게이는 날 저 하늘 어디엔가 우체통을 세울 수 있을는지 바라보아야겠다. 박성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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