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지혁 사회부차장

금속노조가 현대중공업 노조와 함께 오는 12일 대규모 집회를 연다. 수요일 오후 5시 현대중공업 정문 앞 도로 2차선을 점거하면서 벌이는 집회다.
 금속노조는 1년 넘게 시간을 끌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2016년 임금과 단체협상 교섭을 조속히 타결하라는 촉구를 하기 위해 집회를 계획했다.

 평일 퇴근 시간을 앞두고 동구에서 가장 번화한 도로를 점거하면서 집회를 여는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퇴근 길이 집회 때문에 꽉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교통 지옥이 시작되면 차량 속에 영문도 모른 채 갇힌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집회가 왜 열리는 지 관심을 가질 것이다.
 노동에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 만을 기다려 온 시민들은 자신의 차 속이나 혹은 버스에서 뜻하지 않게 집회 광경을 지켜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퇴근 길이 불행하게도 집회 시간과 맞닥뜨린다면 1~2시간을 차 안에 갇혀 있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겪을 지도 모른다.
 한 두 사람이 아니라 수십명, 수백명, 수천명의 소중한 시간들이 현대중공업 주요 간선도로에 내버려질 수 있다.
 앞서 경찰은 금속노조의 집회 신고에 "차라리 일산해수욕장 광장 등 넓은 곳으로 집회 장소를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집회의 자유는 보장하면서 선량한 일반 시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하자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금속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는 경찰의 협조를 묵살했다.
 자신들이 처한 처지를, 자신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더 많은 시민들과 공유하겠다는 횡포로 밖에 볼 수 없다.
 '뜻밖의 주차장'에서 소중한 시간을 낭비해야 할 시민들 대다수는 이날의 기억이 아마도 현대중공업 노조에 더 안좋은 인식이 새겨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분사 국면에서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 현대중공업 노조 집행부는 현재 사면초가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반 시민들을 담보로 한 어거지 성 집회는 노조 집행부에 이로울 바가 전혀 없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