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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이 화두가 되고 울산시의 정책 1순위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지난해 태풍 '차바' 때 유실된 태화강 제방이 아직까지 복구에 손도 못대고 있다. 일선 구청은 복구공사에 쓸 국비가 늦게 내려왔기 때문이라며 아직 착공계획도 잡지 못하고 있고, 정부로부터 국가하천 관리권을 위임받은 울산시는 관리업무를 관할 구청에 재위임한 상황이다.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거나 연차 사업이 필요한 곳을 제외한 태풍 피해 복구는 우기가 시작되는 6월 전에 모두 완료해 2차 피해를 막겠다고 공언했던 안전대책은 실종상태다. 문제의 지역은 태화강 국가하천 구간인 중구 태화·다운동 일대로 태풍 '차바'로 제방이 유실된 곳은 모두 6곳에 달했다.

유실된 제방 중 심한 곳은 1~2m 깊이의 토사가 깎여 위태로운 상태지만, 지난해 태풍 피해 직후 아래쪽에 모래주머니 몇 개씩을 쌓아놓은 것 외에 제대로 된 응급복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유실 피해가 집중된 이곳 200~300m의 제방 사면은 배부름 현상이 두드러져 전반적인 안전진단이 필요하지만, 시나 중구의 관리부서는 이런 사실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태화강 산책로 중 가장 많은 시민이 찾는 태화동 먹거리단지 앞 강변산책로의 호안제방이 유실 피해를 입은 지 반년이 넘도록 방치되고 있지만 여전히 복구는 오리무중이다. 태풍 피해를 당하고도 아직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은 이 뿐만 아니다.

태화강 십리대밭교 남단의 호안제방도 유실된 채 방치되고 있다. 또 중구 다운동 척과천 하구에 놓인 인도교의 난간은 태풍 '차바' 때 파손돼 모두 제거하고도 장기간 재설치하지 않아 주민들과 자전거 탑승자들이 추락사고의 위험을 안은 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다운동 베리끝 산책로 초입에는 홍수에 쓰러진 피해목을 잘라낸 뒤 반출하지 않아 수십톤에 달하는 수목더미가 강변 쓰레기로 남아 있다. 올 연초만해도 시와 구·군은 지난해 태풍 '차바'의 상처를  6월 장마철 이전에 말끔하게 걷어내겠다고 공언했지만, 태화강의 태풍 피해현장 곳곳은 행정의 사각지대에 놓인 채 우기를 맞을 처지에 놓여 있다.

무엇보다 이들 지역의 복구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복구공사를 해도 지반다짐과 안정화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응급식 복구는 또다른 피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관할을 따지기 전에 당장 복구부터 서둘러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복구는 하나마나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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