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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노래
피아니스트
2017년 04월 19일 (수) 17:56:25 울산신문 webmaster@ulsanpress.net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중독성 강한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차창 밖으로는 하얀 벚꽃이 눈꽃처럼 날려 창문 밖으로 살짝 내민 내 손끝에 앉는다. 4월 형형색색 피어난 꽃들이 온통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 놓으면 그 위로 바람에 날린 벚꽃들인 날아다닌다. 마치 겨울을 잘 견뎌준 우리에게 선물이라도 주는 듯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날들이다.

 그 덕분에 해가 나면 볕이 좋아서 바람이 불면 바람이 좋아서 그리고 비가 오면 빗소리가 좋아서 얼어붙은 나의 신경세포들을 한꺼번에 모조리 깨우기라도 하듯이 센치해진다. 어떤 음악을 들어도 좋은 봄날이다. 단순하게 꽃의 노래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떠오른 두 노래가 있다.

 하나는  생소한 작곡가 '레오 들리브' 의 오페라 '라크메:Lakme' 중 여성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가 함께 노래하는 '꽃의 이중창:Dome epais'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Carmen'중 남성테너가 부르는 아리아 '꽃의노래:Air de Fleur-그대가 던진 이 꽃은'이다. 두 작품 모두 프랑스 오페라이다.

 '들리브'의 오페라 '라크메'는 영국이 통치하던 인도를 배경으로 영국장교와 브라만 사제의 딸 라크메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꽃의 이중창'은 라크메가 시녀와 함께 배를 타고 연꽃을 따러가면서 함께 부르는 노래로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는 노래다. 눈을 감고 들어보면 따스한 햇볕이 물위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며 잔잔한 호수에 약간씩 출렁이는 작은 배를 타고 따뜻하게 불어오는 기분 좋은 바람은 내 코끝을 스치고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리며 그야말로 한적하고 평화로운 봄의 아침이 상상된다. 그럼 몸이 가벼워지면서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 만 같다. 

 또 다른 오페라 '비제'의 '카르멘'은 자유로운 영혼의 집시 여인 팜므파탈인 여주인공 카르멘과 순진한 젊은 병사 돈 호세와의 이것 역시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프랑스  오페라 중 가장 사랑받는 작품으로 '꽃의 노래'와 함께 '하바네라' '투우사의노래' 등 너무나도 사랑받는 유명한 아리아 들이 있다. 오페라의 여주인공으로 보통은 가장 높은 음역의 목소리를 내는 소프라노를 주역으로 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예외적으로 '카르멘'은 소프라노보다 낮은 음역의 목소리를 가진 메조소프라노를 여주인공으로 한다. 여기서 나오는 '꽃의 노래'는 순진한 남자 주인공이 제멋대로에 무 개념인 그야말로 나쁜 여자 카르멘에게 빠져 사랑을 고백 하는 노래인데 그야말로 그 남자의 애절함이 뚝뚝 떨어진다. 결국 이리도 사랑했던 카르멘이 다른 사람에게 가버리자 그녀를 칼로 찔러 죽이고 마는 비극적 결말을 예견하듯 이 노래에는 사랑으로 기쁨이 충만하기보단 너무나도 아름답지만 잔인한 사랑으로 다가오는 어두운 애절함이 담겨져 있는 것만 같다. 사실 '카르멘'은 스페인풍의 열정적인 노래들이 많아 한 여름밤에 훨씬 잘 어울리는 오페라라고 생각하지만 '꽃의 노래'가 주는 진한 감동을 받는 건 언제든지 좋을 거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너무도 어설프지만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꽃의 노래는 바로 아이의 노래가 아닐까.
 우리 꼬맹이원은 정말 시도 때도 없이 노랠 부른다. 오늘 아침 나에게 혼이 나고는 아이가 눈물을 닦으며 "엄마 미안해요" 하고는 바로 중얼중얼 심각하게 노랠 부른다. "엄마한테 혼났어. 엄마가 소리를 질렀지~" "…" 웃음이 삐져나왔다.  암튼 덕분에 난 내 작은 꽃의 쫑알거리는 노래를 요즘 가장 즐겨 듣는다. 3년 전 그리고 1년 전 이맘 꼬맹이 원, 투가 차례로 나에게 왔다. 그렇게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시간은 흘러 이젠 제법 엄마라는 호칭이 잘 어울릴 만큼 익숙해졌다. 세월호 3주년 배가 뭍으로 올라왔고 여전히 9명의 미수습자 가족들의 시간은 멈춰있지 않을까…. 아이를 얻은 내가 괜히 미안해지던 잔인하게 아름다웠던 그 시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아이들이 커갈수록 더욱더 아프고 미안해진다. 그 아이들도 어릴 적 모두 누군가의 꽃이 되어 노래 불렀으리라. 

 잔인하게 아름다운 4월! 아이가 노래한다. 아이들이 꽃이 되어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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