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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희 꽃바위작은도서관 사서

봄비가 한 차례 내리고 나면 세상은 맑아진다. 더구나 봄이란 계절은 누구에게나 새롭기만 하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하려고 계획 세웠던 것도 많다.
 그러나 어느 시기가 되면 이래서 저래서 안 되는구나, 쉽게 포기하고 만다.

 책읽기 좋은 계절이다. 유독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계절은 봄볕 좋은 테라스에 앉아 책을 읽다 낮잠을 자도 좋고, 여행을 떠나면서 한 손엔 작은 책 한 권이 함께 해도 좋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거창함이 필요 없고, 생각이 있으면 실천하기 그나마 유리하다.
 일이 없는 날, 찻집에 앉아 몇 시간 동안 책을 읽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불필요한 남의 시선 때문에 망설이다 포기하고 돌아선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어쩌면 그땐 그것이 당연함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요즘은 많은 학생이 찻집에 앉아 공부를 하고, 과제도 한다. 그리고 혼자 앉아 책을 읽는 젊은이들도 눈에 띄게 많이 늘었다.
 그래, 용기를 내어 나도 그렇게 해보니 너무 좋다. 때론 아주 가끔은 책 속에 파묻혀 책과 대화하고 있는 내가 있어 인생의 또 다른 재미를 새삼 느껴보기도 한다.
 그러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서 책은 늘 함께 있다. 일상에서 벗어나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갖는 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하면서 사는 인생을 살아야 하고, 행복하지 않으면 선택을 바꿔보아야 하고, 내 안의 나를 관리하면서 삶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생각이 있으면 마음을 움직여야 하고, 그 마음 따라 한번 시도해보는 것, 이러한 용기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누가 시켜서 되는 것도 아니고, 남이 하니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은 더더구나 나를 망치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여야 한다.
 내 안의 '나'를 통해 삶은 더 윤택해지고, 가치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독서만이 유일한 삶의 가치를 얻는다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의미를 알게 되는 지금 나로서는 우리의 생활 속에서 그 어느 것보다 책을 통해 알게 되는 가치가 많음을 이야기해주고 싶은 것이다.
 제각기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지만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행복한 삶이다.
 다양한 주제와 많은 분야의 책들 속에서 우리가 만나야 할 좋은 책이라는 것은 내가 공감하고 나를 감동시키는 책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자신을 알고 싶어하고 더 나은 내일을 꿈꾼다는 것이다.

 삶이 지치고 힘들 때 나의 눈길을 끄는 책 한 권 읽어보자. 그것이 아마도 또 다른 나의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찻집에 앉아 독서하는 것이 2030 젊은 세대보다 많이 어색한 세대, 그러나 한번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니면 공원 벤치도 좋고, 봄볕 좋은 날 베란다에 돗자리 하나 깔고 가벼운 시집 한 권이라도 꺼내 읽는다면 지친 마음에 잠시나마 나를 위로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모든 것은 생각하고 시작하기 나름이다. 인생의 깊이는 그 누군가 대신 채워주는 게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 채워나가야 하는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 이런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보자.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나를 감동시킬 책 한 권 찾아 도서관으로 길을 나서보자. 봄꽃 같이 설레는 좋은 만남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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