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로 울주군 반천현대아파트 주민들이 엄청난 침수 피해를 입은지 6개월이 지났지만 피해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우기철을 앞두고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사진은 반천현대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이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울산권관리단에서 울산시청까지 피해보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는 모습. 울산신문 자료사진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게 벌써 반년 째인데, 그동안 울산시와 울주군, 한국수자원공사 모두 달라진 게 없어요"
 지난해 태풍 차바 내습 시 강물이 범람하면서 큰 피해를 입은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반천현대아파트 이병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취재진과 만나면서 먼저 꺼낸 말이다.

# "울산시, 군·수자원공사 미적미적"
이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울산을 순식간에 물바다로 만든 태풍 차바로 큰 피해를 입었다.
 입주민 1명은 순식간에 불어난 물에서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해 아파트 주차장에서 숨졌다.
 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과 지상 주차장에 주차한 차량 600여 대는 집중호우로 인해 불과 수여 분만에 침수됐다.
 998세대 입주민 2,600여 명은 단전과 단수로 한동안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을 겪었다.
 일부 입주민들은 지금도 수마의 상흔에 시달리고 있다.
 입주민들은 아파트가 침수되는 등 피해를 입은 것은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가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울산시와 울주군,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재발방지를 강력 촉구하기 위해 6개월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암댐 비상방류시설 설치 등
 주민들 6개월째 대책 촉구 시위
 720세대 손해배상소송도 준비


 아파트에서 1.3㎞ 떨어진 대암댐의 비상방류시설 부재가 피해를 키웠으나 우기철을 앞둔 현재까지 시와 군, 수자원공사 측이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500만t 규모의 저수량을 가진 대암댐에 비상방류시설이 없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수자원공사가 폭우에 앞서 저수량을 사전에 줄여야 했는데 이를 소홀히 했고 시와 군도 대피명령을 제때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암댐이 한계치를 넘었을 때 여분의 물을 배수하기 위해 만든 여수로에서 쏟아져 나온 물이 피해를 더 키웠다"며 "쏟아져 나온 물이 두 갈래로 갈리면서 아파트 단지를 마치 섬처럼 고립시켜 버렸다"고 했다.
 이어 "조만간 우기철인데, 또다시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현재 이 아파트 비대위 측은 울산시와 울주군,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 "집중 호우시 또 물난리 우려"
이 위원장은 "입주민 998세대 중 720세대가 손해배상소송에 동참하기로 했고, 집단소송에 필요한 소송준비금 5,110만 원도 마련했다"며 "조만간 변호사를 선임할 계획"이라고 했다.
 입주민들의 이 같은 주장에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댐의 방류시설은 저수량이 1억t 정도 될 때 설치한다"며 "대암댐의 경우 저수량이 500만t 정도로 적은 편이어서 방류시설을 설치하더라도 효과가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태풍 차바 내습 이후 반천현대아파트 주변에 홍수경보시설을 추가 설치하고 SNS 문자 통보 실시, 홍수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재난매뉴얼도 대폭 개선했다"며 "국토교통부가 태화강 등 전국 주요 지방하천의 치수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해 장기적인 치수 대책을 세워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장현기자 uskji@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