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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태풍 차바 내습 시 강물이 범람하면서 큰 피해를 입은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반천현대아파트 주민들의 외로운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해 10월 울산을 순식간에 물바다로 만든 태풍 차바로 큰 피해를 입었다. 입주민 1명은 순식간에 불어난 물에서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해 아파트 주차장에서 숨졌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과 지상 주차장에 주차한 차량 600여 대는 집중호우로 인해 불과 수여 분만에 침수됐다. 이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은 깊고도 길었다. 998세대 입주민 2,600여 명은 단전과 단수로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을 겪는 등 경제적 고통도 컸지만  일부 주민들은 지금도 수마의 상흔에 시달리고 있다.

문제는 대책이다. 곧 닥쳐올 우기가 걱정이다. 입주민들은 아파트가 침수되는 등 피해를 입은 것은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가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근본적인 대책을 위해 주민들은 울산시와 울주군,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6개월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문제는 아파트에서 1.3㎞ 떨어진 대암댐의 비상방류시설 부재가 피해를 키웠으나 장마 등 우기를 앞두고 현재까지 시와 군, 수자원공사 측이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500만t 규모의 저수량을 가진 대암댐에 비상방류시설이 없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수자원공사가 폭우에 앞서 저수량을 사전에 줄여야 했는데 이를 소홀히 했고 시와 군도 대피명령을 제때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아파트 비대위 측은 울산시와 울주군,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주민들의 이 같은 주장에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댐의 방류시설은 저수량이 1억t 정도 될 때 설치한다"며 "대암댐의 경우 저수량이 500만t 정도로 적은 편이어서 방류시설을 설치하더라도 효과가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함께 태풍 차바 내습 이후 반천현대아파트 주변에 홍수경보시설을 추가 설치하고 SNS 문자 통보 실시, 홍수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재난매뉴얼도 대폭 개선했다는게 대책이라고 밝혔다. 효과가 있을지 모호하기에 대책을 미룬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핵심은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촘촘히 수방대책을 마련하는 성의를 보여야 주민들의 고통을 달랠 수 있다는 점이다. 당국의 대책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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