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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석유화학공단에서 또다시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가 숨졌다. 안전이 화두가 되고 안전한 도시만들기에 행정력이 총동원 됐지만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실정이다. 지난 21일 낮 12시 1분께 울산 울주군 온산읍 S-OIL 울산공장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프로젝트 공사현장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길이 110m짜리 타워크레인 기둥이 넘어져 유류 배관을 덮친 것이 원인이었다.

이 사고로 다발성 늑골 골절상을 입은 협력업체 근로자 김모(54)씨가 2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숨졌다. 소방본부는 S-OIL 사내 소방대와 함께 화재 발생 30분만에 진압을 완료했다. 배관 아래에 있던 승용차와 트럭 등 차량 2대와 굴삭기 1대 등이 불에 탔고, 수백 명에 달하는 근로자와 인근 업체 직원 등이 폭발음을 듣고 대피했다. 다행히 사고 규모에 비해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근로자 대부분이 점심식사를 위해 현장을 떠났을 때 사고가 발생했고, 윤활유 400ℓ와 벙커C유 200ℓ가 이송중이던 사고 배관 메인밸브 차단도 바로 이뤄졌다. 그러나 사고의 원인인 대형 시설물인 타워크레인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울산은 연초부터 안전한 도시 만들기가 한창이다.

울산시는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시민이 행복한 안전도시 구현'을 비전으로 하는 2017년 안전문화운동 추진 계획을 수립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한 울산공단의 안전대책이다. 울산의 경우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온산국가산업단지 등 2개 국가산단에 1,200개 업체가 입주해 가동 중이다. 울산미포 및 온산국가산단 입주 업체들은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비철금속 등 중화학업종이 대부분이어서 가스누출·화재·폭발 등 대형 재난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

폭발이나 사고, 혹은 지난해 있었던 가스 발생도 지자체가 관리감독권을 가지고 있다면 보다 신속한 대처가 가능한 것은 물론 상시 예방 시스템도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사고 역시 철저한 안전관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다. 최근 3년간(2012년 1월~2014년 9월) 울산국가산단에서 발생한 화재·폭발 사고는 총 104건이며, 이중 29.8%인 31건이 부주의가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체계적인 안전관리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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