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난감이나 인형이 귀했던 옛날에는 자연에서 놀이를 구하고 자연과 놀았다. 자연 속에서 놀았을 때 가장 즐거웠다.
 공기도 돌을 주워서 하고 풀꽃으로 소꿉놀이를 했다. 자연과 놀다보니 저절로 자연과 친해졌다. 그래서 멀리서 보아도 저 나무가 무슨 나무인지 무슨 꽃인지 알 수 있다. 나와 친한 친구가 멀리 있어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요즈음은 간식거리도 장난감도 인형도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점점 자연과 친해지려 하고 있다. 유치원에서도 초등학교에서도 숲 체험 수업이 많아지고 있다. 나무, 꽃, 풀, 곤충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놀았을 때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글귀 중에서 이런 말이 있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 곧 친구가 되는 것이다. 친구가 되면 아무것도 모를 때와 달리 그 친구가 소중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가 아프면 위로해주고 싶고 다치면 마음을 아파하게 된다. 이처럼 관계 맺기는 중요하다.
 '각시 각시 풀각시'를 보면 자연과 재미있게 노는 은지와 은비가 등장한다. 공장에서 만든 인형이 아니라 감촉 좋은 그늘사초풀로 직접 풀각시를 만들고 논다. 은지와 은비는 그늘사초풀과 관계를 맺어 놀았기에 그늘사초 친구가 되었다. 그럼 다른 풀과 달리 그늘사초에 대해 더 잘 알고 특별한 추억도 생기게 된다. 이것은 곧 자연과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자연과 친해지면 자연을 보호하라고 자연을 사랑하라고 외치지 않아도 저절로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생명의 소중함을 저절로 알게 된다.


▲ 조영남 아동문학가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자연의 품속에서 평온과 건강을 되찾아가는 TV프로그램이 있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 자연이 가장 훌륭한 의사이고 가장 위대한 스승이라는 걸 알게 된다. 우리는 많은 것을 자연에서 배우고 얻고 몸도 마음도 치유한다. 어쩌면 오랜 된 책, 도시생활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낯선 놀이인 풀각시지만 자연과 친구 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아동문학가 조영남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