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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산국가산단으로 가는 공업용수관로와 대형 상수관이 설치된 울주군 청량면 청백교 비탈면에 쉴새없이 물이 새고 있다. 노윤서기자 usnys@

온산국가산단으로 가는 공업용수관로와 대형 상수관이 묻혀 있는 울산시 울주군의 청량천 비탈면에서 9개월째 물이 새고 있다. 매설된 공업용수관이나 상수도관 중에서 누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어찌된 일인지 관리기관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27일 울주군 청량면의 누수현장을 확인한 결과, 하천 법면에서 마치 샘물이 솟아나듯 쉴새없이 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9개월간 10만톤 내버려
누수는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째 계속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말이다.
 현재 이곳에서 흘러내리는 물의 양은 하루 400톤 가량으로 추정된다.
 지난 9개월 간 물이 샌 것을 감안하면 전체 누수량은 10만톤이 넘는다.
 문제는 장기간 엄청난 양이 누수되고 있는데도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법면 위쪽에 한국수자원공사 소유의 공업용수 밸브용 맨홀이 설치돼 있고, 아래쪽엔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관리하는 상수도 관로가 매설돼 있어 상호 연관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 기관은 현장에서 시약 반응을 통해 잔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날 현장을 찾아 시험한 결과, 시약 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수돗물은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표수·불명수 가능성도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공업용수관로를 차단한 뒤 누수 여부를 확인해보면 어느 관로에 문제가 있는지 밝힐 수 있다"면서 "수자원공사 관로가 옆에 바로 지나가고 누수도 그 쪽에서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자기네들이 테스트해서 안 나온다고 해서 덮어두고 있지 않느냐"고 수자원공사 쪽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만약 양쪽 관로에 문제가 없다면 흘러나오는 물은 지표수일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하천 법면 양쪽에서 물이 나오는 것을 봤을 때 (지표수일) 충분한 가능성이 있으며, 또 다른 가능성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명수로 판명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양 기관 적극적 공동대응 지적
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도 누수되는 물은 공업용수가 아니라며 상수도사업본부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수자원공사 울산권관리단은 "두 가지를 수질 검사를 해본 결과, 누수 되는 수량은 공업용수 관로를 통해서 공급되는 댐 원수와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 기관이 책임을 떠넘기며 근본 조치를 외면하는데 대해 주민들은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청량면 덕하 주민 이모(62)씨는 "누수되는 엄청난 양의 물도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것인데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남 탓만 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아흡달째 누수를 방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혀를 찼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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