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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년전 29세의 석가는 인간과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깨달음을 얻기 위해 출가를 결심하게 된다. 그 당시 사문유관(四門遊觀)이란 전설이 있는데 성 밖 동문으로 나가서는 늙음을 보았고, 남문으로 가서는 병듦을, 서문으로 가서는 죽음을 보게 되어 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북문에 이르러서는 이런 인생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사문을 보고 출가를 결심하게 되었다 한다.

 어느 날 문득 내 자신을 본다. 눈 아래 맺힌 덧살이 팽팽하던 피부에 주름이 하나 둘 늘어가고 노인으로 변한 모습이 무정한 세월을 느끼게 한다. 젊었을 땐 독한 생존 훈련도 다 이겨낸 나였지만 이런 것들이 아련한 추억으로 스멀스멀 해질 때쯤이면 모여진 시간들이 세월로 변하여 어느덧 독(毒)이 되어 노병사를 걱정해야만 자리에 와있다.

 오늘도 카톡은 어김없이 울려 댄다. 초딩 친구들이 보내준 카톡 속에 정보들의 홍수~ 먹고, 마시고, 즐기고, 놀자는~ 그리고 수많은 건강 정보로 가득하다 어찌 하리요.

 자신을 비추는 삶 앞에서 씁쓸한 인생살이에 덧없이 촉촉한 눈가를 만드는 존재, 그리고 늙고 병들어 죽을 날 만을 기다리며 죽지 않으려고 용을 쓰는 그런 존재인가? 인생은 무엇인가? 의문은 계속 된다. 그리고 카톡에서 부고장은 계속 울려 댄다.

 사문을 나선 후 6년의 고행으로도 근본적인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수자타라는 소녀의 우유죽 공양을 받고 원기를 회복한 석가는 보드가야 라는 곳의 보리수나무 밑에서 명상을 통하여 드디어 대오성도(大悟成道)즉 큰 깨달음을 얻게 되며, 마귀의 유혹도 이겨낸 항마성도(降魔成道)로 깨달은 자 곧 부처가 된다.

 하지만 그가 깨달은 것은 노병사의 원인은 생이 있기 때문이라 한다. 아직도 생은 계속되며 노병사 또한 계속 되고 있으니 사문유관(四門遊觀) 의문은 지금도 큰 변함이 없다, 정녕 생노병사(生老病死)는 어쩔 수 없는 것이며, 정녕 알 수 없는 것일까?

 조선 최고의 천문지리와 역리학자였던 남사고의 비결에 보면 "진경진경하진경(眞經眞經何眞經) 요마불침 시진경(妖魔不侵 是眞經) 이라, 그것은 경서(經書) 중에 마귀가 침범할 수 없는 것이 성경이고, 진언(眞言) 만이 죄와 노병사를 가져오는 마귀를 잡는다는 말이다.

 그 경(經)속에 들어가 보니 노병사의 원인이 "태어난(生) 사람이 악신의 영을 받아들이고 죄가 커지며 시간이 흘러 인간은 더욱 부패해져 노(老)가 오고, 사악한 악신이 병마를 보내 사람의 신체(집)조직을 파괴하는 병(病)이 들며, 사람(집)이 병으로 인해 버티지 못하고 파괴됨으로 영(신)이 거할 곳이 없어져 떠나간다 해서 혼(魂)이 힘을 잃어버리고 흙 속으로 돌아간다" 하심을 밝혀 놓았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셨다 하신 것이다.

 경서는 그 노병사의 원죄와 그 원흉을 잡는 길이 진정한 인간의 삶을 회복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말한다. 그리스 신화에 헤라클레스가 히드라 뱀을 잡은 불화살도, 석가의 고행을 통해서 얻고자 했던 깨달음도 그리고 진나라 시황제가 찾고자 했던 불로초도 공자가 학문을 통한 최고의 인간에 이르고자 한 것도 결국은 경서 속에 참뜻인 하늘의 참다운 생명수를 마시는 것임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불경 또한 이렇게 말해놓았다.

 "인생은 큰 비가 쏟아지는 광야를 걸어가는 역려와 같은 것, 아무리 이 비를 맞지 않으려고 달리고 허덕거려 보아도 맞지 않을 수가 없으니 차라리 유유히 이 비를 맞으며 걸어라" 법구경의 말씀이다. 또 경서 속에 "비는 생명수 같은 하늘에서 내려준 교훈의 말씀이요, 풀잎 위에 맺힌 단비로다"한 그 말씀이 2600년전 사문유관(四門遊觀)의 의문이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석가세존이 찾고자 했던 것은 바로 하늘에서 내리는 단비를 맞는 길이며, 그 길은 고행길이 아니며, 가벼운 멍에를 메고 가는 길이었다. 비가 없이 어찌 세상 만물이 살수있겠는가? 바로 천농(天農)을 위한 새로운 멍에(말씀)를 메는 길이다.

 며칠 전 석가탄신일을 보냈다. 불기4350년 어지러운 정세 속에 2017년의 대한민국은 더욱더 혼란스럽기만 하다. 모두가 부처의 마음으로 자비를 통해 참다운 마음의 평화를 얻는 길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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