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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환 중구 선관위 홍보주임

선거관리위원회는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지난 국회의원 선거때부터 사용하고 있다. 자유와 공정, 그리고 화합의 가치를 담아 아름다운 선거를 치러내는 데 성공함으로써 행복한 대한민국을 열어가자는 의지의 표현이다.

 무릇 선거란 그냥 선거운동으로 며칠 시끄럽다가, 버릇처럼 찍던 정당의 후보자를 찍고 누군가가 당선된 이후에는 조용해지는 것인데, 왜 이런 거창한 말들을 붙이며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대한민국'을 말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선거가 '나'의 존재를 드러내는 중요한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사회학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각자 다른 개인들의 개성이 모인 총합이 곧 사회 구조라고 하는 개인주의적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법이나 관습과 같은 제도적 틀로 형성된 사회구조가 개인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구조주의적 관점이다.
 고대의 씨족집단처럼, 예전에는 사회의 규모가 비교적 작았기 때문에 개인이 결정하는 방향에 따라 사회가 움직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동안 방대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 또한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자유 시장경제 체제에서 일정한 법률이 규율하는 아래 삶을 영위하고 있고, 그에 맞는 삶의 모습을 하고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사회라는 것이 워낙에 거대하고 복잡해졌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삶을 결정하는 정치의 영역을 우리의 대표자들에게 맡길 수밖에 없게 됐다. 그래서 정치인이 아닌, 그저 평범한 개인으로서는 무엇인가 불합리한 점을 발견하더라도 스스로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어졌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회. 지금처럼 개성이 중시되는 시대에, 사회가 결정한 틀에 나를 끼워맞춰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재앙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어쩌면 거의 유일하게 개인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바로 선거 제도이기 때문에, 올바르게 투표에 참여하는 일은 우리가 사회의 주인임을 표현하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 일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이번 선거. 시작 자체가 반길만한 일은 아니었지만, 이런 때일수록 더욱 아름다운 선거를 치러내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또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5명이라는 사상 최다의 후보자가 등록한 직후부터 활발하게 선거연락소와 선거사무원 등의 신고를 접수받고 있고, 동시에 공직선거법의 범위를 벗어난 선거운동의 단속에 나섰다. 또한 선거벽보와 각 가정에 배달되는 선거공보를 접수하고 발송한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선거공보를 책자형과 전단형 두 가지 종류로 만들어 발송하는데, 두 번째인 전단형이 배달될 때 자신의 투표소가 기재된 투표안내문을 함께 받아볼 수 있다.
 사전투표소와 투표소에 쓰일 투표함과 각종 물품들을 제작해 나눠주고, 투표관리관과 동위원회 간사 및 서기들을 대상으로 절차사무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선거관리위원회의 일이다. 이런 준비들이 모두 끝나고 나면 비로소 선상투표, 사전투표와 선거일 투표를 진행하고, 5월 9일 저녁 8시부터 향후 우리나라의 5년을 책임질 대통령을 결정할 개표를 하게 된다.

 밤샘 개표가 끝나고 당선인이 결정되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아직 할 일이 남았다. 선거비용 보전이다. 우리나라는 누구나 돈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선거에 참여해 공무담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일정비율 이상의 득표를 하면 선거비용을 국가가 보전해주는 선거공영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보전비용은 국민 모두의 세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보전청구에 앞서 철저한 심사를 거쳐 후보자들에게 지급된다. 이 절차가 오는 7월 18일까지 끝나면, 비로소 선거가 거의 마무리되는 것이다.

 선거는 대부분의 절차가 법정시한이 정해진 경우가 많고, 특히 이번 선거처럼 준비기간이 짧아 시간에 쫓겨 바쁘게 일하는 직원들의 바람은 딱 하나다. 바로 높은 투표율이다. 우리 부모님들이 고생을 마다않고 밥상을 차려왔을 때 자식들이 맛있게 먹어주는 것만큼 기분좋은 일이 없듯,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입장에서 높은 투표율만큼 큰 보람을 느끼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떠나 우리 모두가 선거에 참여해서 투표율을 끌어올려 정치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면, 정치인들은 자연히 우리를 더욱 의식하게 될 것이다. 또한 국민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런 고민들이 모이면, 지금 우리가 하는 참여 한 번이 시나브로 내리는 눈처럼 쌓여 미래 세대에는 훨씬 더 바람직한 나라를 물려줄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지금 하는 투표참여의 진정한 가치이다.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대한민국의 꿈. 글자로 써놓고 보면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아주 쉬운 일이다. 그 꿈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는 언제든지 국민들의 손을 잡고 함께 뛸 준비가 되어있다. 2017년 5월 9일, 보다 많은 분들을 투표소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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