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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울산 동구 방어동의 소리체험관에 방문한 단체 관광객이 소리체험을 하고 있다.

울산 동구에 위치한 '소리체험관'이 체험을 위한 시설은 제대로 갖추지 않고, 오히려 소음에 노출되는 등 소리체험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17일 동구에 따르면 소리체험관은 등대 소리, 선박 건조 영상 등 동구 소리 9경 등을 보고 들으며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다.

 지난해 7월 개관한 소리체험관(방어동 3-42)에는 지난해에만 3만 2,596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이처럼 소리체험관이 동구의 새로운 관광시설로 자리 잡고 있지만 방음 부스 등 체험을 위한 시설이 미흡한 탓에 당초 체험 목적의 기능이 상실되고 있다.
 소리체험관은 1층과 2층 체험관으로 나눠져 있는데 각 체험관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협소하다.
 좁은 공간에 여러개의 체험기구가 밀집해 있는 탓에 많은 사람이 한 번에 방문하면 온갖 소리가 섞여 제대로 된 소리체험이 불가능하다.

 제대로 된 체험을 위해서는 각 기구들에서 나오는 소리를 구분할 수 있도록 각각 부스를 마련해야하지만 설계 당시 협소한 공간에 체험관을 짓다보니 여러 기구가 밀집된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로 이날 어르신 단체 관광객이 체험관을 방문했는데, 30여 명이 채 입장하지 않았음에도 체험관은 말소리, 발소리, 각 체험기구에서 나오는 소리가 섞여 '소음' 체험을 방불케 했다.
 소리체험관을 방문한 박모(67·여)씨는 "시설 자체는 깨끗하고 잘 지어놨지만 좁은 공간에 여러 소리가 울리다보니 어느 기구의 체험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같이 체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방문객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개관 당시인 지난해 7월에는 일평균 319명, 총 7,981명이 다녀갔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지난 달에는 일평균 128명, 총 3,597명이 방문하는데 그쳤다.

 동구 관계자는 "체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소리를 한 곳에 집중적으로 들려주는 지향성 스피커를 설치하는 등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체험관이 협소한 탓에 방문객이 많이 몰릴 때에는 체험이 어렵기도 하다"며 "개별 부스를 추가할 공간도 없는 상황이어서 단체 관광객이 방문할 시 인원을 나눠서 입장시키는 정도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홍래기자 usjhr@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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