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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품질경영이 위기를 맞고 있다. 세타2엔진 결함으로 국내외에서 대규모 리콜이 결정된 데 이어 사상 첫 강제리콜로 현대차의 수익성은 물론 품질 신뢰도에는 작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세타2엔진 결함에 따른 17만대 리콜에 이어 5월 12일 사상 첫 강제리콜 결정으로 아반떼 및 에쿠스(VI) 등 12개 차종 24만여대에 대한 리콜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먼저 지난 2002년 개발된 세타엔진은 그동안 현대차의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정몽구 회장이 내세워온 품질경영의 상징이나 다름없었던 만큼 현대차로서는 직·간접적인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현대차는 그동안 세타엔진 결함 문제에 대해 적극 부인해 오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가 나오기 직전 자진리콜을 결정했다. 그나마 리콜 원인도 그동안 논란이 된 설계가 아닌 공정상 문제로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리콜 처리 비용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뒤이어 현대차의 12개 차종 24만여대에 대해 사상 최초로 강제리콜 명령이 내려졌다.
 국토부가 지난해 9월 내부제보자의 현대차 차량 결함 32건 신고에 대해 자동차안전연구원의 기술조사와 두 차례의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를 열었고, 그 중 5건에 대해 리콜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번 국토부 결정으로 현대차의 품질 신뢰도에는 작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연이은 리콜 결정에 결함을 숨겼다는 의혹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같은 리콜 및 품질 논란은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대내·외 경영환경에 먹구름이 겹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입장에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등에 따른 글로벌 판매부진 속에 품질 논란까지 확대되는 사면초가 상황에 빠진 셈이다.
 현대차는 올해 초 역대 최대인 825만대를 판매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올해 4월까지 글로벌 판매량은 232만3,,234대로 오히려 전년 동기(246만7,026대) 대비 5.8% 감소했다. 사드 배치로 중국 시장 4월 판매량은 3분의1 토막이 났고 미국에서는 브랜드 간 경쟁에서 밀려 점유율이 지난 해 8.1%에서 올해 7.6%까지 떨어졌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현대차의 잇따른 리콜사태는 국내 완성차 전체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대규모 리콜은 대외적으로 품질 문제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불신으로 이어질 공산이 짙기 때문이다.

 특히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틈만 나면 강조해온 품질경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평가가 흘러나온다"며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어 품질관리, 연구개발 등 담당임직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법 모색은 난망한 실정이다. 사드, 정치적 이슈와 맞물려 뾰족한 묘수 찾기가 쉽지 않다. 이 관계자는 "이미 부품 업체들에게까지 간접적인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한 뚜렷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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