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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은 영양제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소비 특징을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한 TV프로그램에서도 영양제에 대해 다루기도 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우리를 현혹시키는 영양제, 과연 우리의 건강을 올바르게 지켜줄 수 있는 것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영양제는 건강을 지키거나 증진하기 위해 복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영양제 복용 상식에 대한 부재는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영양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동일 영양소의 중복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종합비타민, 밀크시슬, 항산화 영양제를 한번에 복용하면 일부 영양소는 일일 권장량의 2000배 이상 복용하는 셈이다. 식사를 통한 영양소 섭취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영양제를 추가로 섭취하게 될 경우, 영양소가 과도해져 건강 문제를 야기한다. 

 일례로 어지럼 증상이 보일 때, 단순 빈혈로 여기고 철분제를 복용하는 여성들이 많다. 이러한 경우, 철분을 과다하게 복용하면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합성철분제의 경우 임신부의 설사, 식도염을 악화시키거나 체내에 쌓여 문제가 될 수 있다. 한편, 건강한 사람이 칼슘을 영양제를 통해 추가적으로 복용하면 소변으로 배출되는 칼슘이 과도해지며 신장결석, 요로결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심근경색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는 위(胃)에 자극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영양제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우리가 흔히 먹는 비타민C, 종합비타민, 오메가3 등이 심혈관 질환과 같은 질병 예방에 유의한 영향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루테인은 황반변성 환자에게 증상악화를 늦추는 효과는 증명되었지만, 황반변성이 없는 일반인들이 복용을 할 경우 시력보호 효과나 황반변성에는 예방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장기간 과다 복용한 사람에게 폐암 발병률이 조금 높다는 보고가 있으며 황반변성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연구도 있다. 루테인은 식물의 엽록소에 많이 있는 호르몬으로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계란노른자나 시금치, 케일 등 짙은 녹황색 채소를 통해 섭취할 것을 추천한다.

 애주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양제로 밀크시슬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음주 횟수를 줄이는 것보다 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다. 충분히 휴식을 취했음에도 피로감이 지속되거나 심해질 경우, 혹 음주 횟수가 많은 경우라면, 영양제에 의지하기보다는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겠다. 혈액 검사 상 간 기능 손상일 경우에는 영양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므로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여성들은 갱년기와 폐경을 맞이하면서 건강기능 식품을 많이 찾곤 한다. 천연성분의 갱년기영양제들이 증상 개선에 조금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먹고 있는 약이나 다른 영양제와의 상호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자궁 및 유방 등의 여성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천연 제품이라 할지라도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한다면, 질환을 악화 시킬 수 있다. 또한,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을 길어지게 만들 수 있으므로 담당 의사와 상의한 후에 복용해야 한다.

 사실, 영양제 복용량을 줄이는 것을 권유하더라도 건강에 대한 불안감으로 실천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영양제의 바람직한 복용 방법은 음식물 섭취에서 부족한 부분(1~2가지)을 채워나가는 것이다. 미량원소의 효과는 뜨거운 감자이며 각 미량원소들의 작용, 다른 미량원소들과의 상호작용도 매우 복잡해 이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모발검사와 같이 미량 원소와 관련된 검사 비용은 매우 높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영양제 선택이 어렵다. 영양제에 대한 등급 분류가 4단계에서 2가지로 줄어들어 영양제의 효과에 대한 구분도 모호해졌다. 주치의의 도움을 받으면, 불필요하게 또는 중복되게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건강한 몸을 위해 무엇을 더할지 고민하기보다 어떤 것을 빼야할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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