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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 중인 가운데 울산의 전통시장인 남창옹기종기시장에서 유통된 닭이 AI 양성으로 확인됐다. 울산시와 울주군에 따르면 남창옹기종기시장에서 지난달 28일 닭 11마리를 구입한 온산읍의 한 농가에서 5마리가 폐사했고, AI 간이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는 일단 이 농가의 닭을 모두 살처분하기로 했다. 고병원성 여부 등 정밀검사는 다시 하기로 했다.

앞서 같은 달 27일 언양장에서 15마리를 구입한 언양읍의 농가에서도 10마리가 폐사해 간이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태로 그동안 청정지역을 유지해온 울산도 AI 피해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축산·방역 당국은 이미 전국 모든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에서 살아있는 닭 유통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AI 발생 소식에 축산농가들은 "이동제한 조치가 풀려 재기를 꿈꾸고 있는데 또다시 AI가 발생해 재입식을 망설이고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해 11월 18일 발생한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선제적 대응조치로 지역 내 1,214농가의 가금류 2만1,068마리를 수매해 도태처분했다. 지난해 말부터 전국적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했으나, 울산시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청정지역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청정지역은 물거품이 됐다. 축산 관련 차량을 소독하던 이동통제초소 9곳의 운영도 다시 재개해야 할 상황이다. 문제는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지난해 AI 확산 상황에서 울산이 청정지역을 유지한 것은 행정과 농가가 유기적으로 협력한 결과다.

다른 지역의 우수한 방역 정보를 공유하고 방역 취약농가를 대상으로 농가 전담제를 시행했다. AI 청정지역 유지에 가금류 사육 농가의 협조가 큰 힘이 됐다. 물론 관계공무원들의 노고는 단연 돋보인 결과였다. 문제는 이제 그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울산지역에서는 1,055 농가에서 46만4,000여 마리의 가금류를 사육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조류피해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미리미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조류독감 피해는 이미 남의 일이 아니다. 한번 방역체계가 무너지면 오리나 닭을 요리하는 음식점이나 하다못해 동네 치킨집까지 개점휴업사태에 들어간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의 확산이 없도록 철저한 대비에 만전을 기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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