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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역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울산 국회의원협의회(회장 정갑윤)를 열었지만 반쪽자리 간담회로 모양새를 구겼다.

 당초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정갑윤 의원(울산 중구) 집무실에서 지역 의원 6명 모두와 함께 조찬 간담회를 열고, 문 대통령 대선공약인 신고리 원전 5·6호기등을 비롯해 앞으로의 지역 중요현안 협력방안 등에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 의원은 나흘 전인 지난 6일 지역 의원 모두에게 간담회 개최 소식을 알리고 참석을 독려했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은 정 의원 비롯해 강길부(울산 울주)·이채익(울산 남구갑)·박맹우(울산 남구을) 의원 등 4명 뿐이었다.

 나머지 김종훈(울산 동구)·윤종오(울산 북구) 의원은 지역구 긴급현안 또는 이미 다른 일정이 잡혀 있다는 이유로 참석불가 입장을 정 의원 측으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의원은 간담회 당일 예정시간이 지나도록 참석 여부를 알리지 않다가 정 의원실 관계자가 두 의원들과 통화 직후에서야 참석불가 의사를 통보해 두 의원을 기다리던 의원들로부터 빈축을 사기도 했다.

 김 의원은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 정부 출범 후 첫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사유에 대해 묻자 "그게 뭐가 중요한가요?"라고 반문하고 "간담회 전날 밤 현대중공업 긴급현안 때문에 갑자기 내려가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아침에 출발했는데 늦게 도착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울산역에서 평균 2시간40분 걸리는 서울행 첫 KTX·SRT는 오전 5시 23분부터 10~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것을 감안할 때 김 의원의 해명과는 달리 간담회 참석 의지가 없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윤 의원의 경우, 나머지 의원과는 달리 간담회 주최자인 정 의원이 아닌 김 의원을 통해 간담회 일정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져 지역 의원간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윤 의원은 간담회 개최에 대해 의원실 관계자들에게 일정 조정 등의 검토지시 없이 철저히 함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윤 의원실 관계자도 간담회 개최 일정을 알고도 윤 의원에게 별도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이날 연락이 닿지 않았지만, 의원실 관계자는 "간담회 전날에서야 지난 7일 발행된 지역 일간지를 통해 간담회 개최소식을 알게 됐다"면서 "이미 다른 일정이 잡혀 있어서 참석이 불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처럼 지역 의원들의 간담회를 놓고 잡음이 쏟아지는데 대해 "간담회에서는 문 대통령의 공약인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어질 것이 뻔하다"고 운을 띄우며 "참석한 의원들이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이고, 반면 참석하지 않은 두 의원들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반대에 앞장서고 있다"며 향후 울산국회의원협의회 전망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울산의 좌장격인 정 의원(5선)의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문제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4월 20대 국회 임기에 앞서 울산국회의원협의회 발족 이후 1년 동안 개최한 간담회도 극히 저조해 보여주기 식이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처럼 새 정부의 여소야대 국면에서 '협치'라는 단어가 정치의 대명사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의석수 6명에 불과한 지역 의원끼리도 협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새 정부가 추경예산 등 각 정부부처에서 내년도 국가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가운데 대선 이후 울산의 정치지형 변화와 새 정부의 내·외각 인사에서 소외된데다 여당 현역의원도 없어 내년 지역현안 국비 반영에 있어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조영재 기자 usc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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