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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정치 1번지 중구는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곳이다.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시절엔 말뚝만 꽂아도 당선이 보장된다는 말이 나올 만큼 보수색이 강했다.

역대 지방선거서 보수 후보 전승 불구
혁신도시 중심 진보로 표심 이동 양상
19대 대선 文 후보 고른 지지율로 승리
보수 재결집 따라 진보 단일화 가능성

   

 제18대 대선이 치러진 2012년 이전 만해도 보수진영은 중구에서 60%를 훌쩍 뛰어넘는 거의 일방적인 지지를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맞대결을 벌인 18대 대선에선 박 전 대통령이 62.62%를 득표하며 36.99%에 그친 문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제쳤다.

 또 재선거까지 중구에서 치러진 역대 다섯 번의 구청장 선거에서 모두 보수진영의 후보가 당선된 지역이다. 박성민 현 구청장과 임동호 더불어 민주당 울산시당 위원장이 맞붙은 지난 제6회 지방선거 땐 박 구청장이 62.7%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37.29%에 그친 임 위원장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하지만 최근 혁신도시가 들어서고 재개발·재건축 지역을 중심으로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중구의 보수색은 갈수록 옅어지는 분위기다.

 최근 2~3년 사이 중구의 표심에 이상기류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급기야 지난달 대선에선 '보수의 아성'이 무너지는 이변을 낳았다.

 진보진영은 이 기세를 몰아 내년엔 반드시 중구에 진보 구청장을 심겠다고 벼르고 있다.
 내년 중구청장 선거의 최대 관전포인트도 보수진영이 지난 20년간 쌓은 아성을 지켜내느냐 여부로 모아진다.

 중구에서 진보의 바람이 첫 확인된 것은 지난 2015년 10월 치러진 병영1·2동의 구의원 재선거에서다. 울산의 보수와 진보가 역량을 총집결시키면서 대리전 양상으로 치른 재선거에서 진보후보가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15%포이트 차로 누르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지난달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36.3%의 득표율을 차지하며, 30.5%에 머문 홍준표 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번 19대 대선에서 나타난 중구의 동별 표심을 들여다보면 보수층의 붕괴현상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중구 13개동 중 홍준표 후보는 학성동과 반구2동, 복산1동, 중앙동, 우정동, 다운동 등 6개동에서 1위를 차지한데 비해 문 대통령은 반구1동, 북산2동, 성안동, 태화동, 병영1·2동, 약사동 등 7개동에서 홍 후보를 제쳤다.

 중구의 이 같은 대선 결과가 내년 지방선거까지 그대로 이어질지, 아니면 표심 향방이 바뀔지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현재 한국당의 수성전략에 맞서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새 진보신당 등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내년 중구청장 선거는 3파전 이상의 다자 대결구도가 예상된다.

 물론 흩어진 보수층의 재결집에 일어날 경우 진보진영의 막판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각 정당 후보군은 한국당에서 박성민 현 구청장이 3선 도전에 나서고, 박영철 전 울산시의회 의장과 이성룡 시의원, 김영길·서경환 구의원 등이 당내 경선에 나설 태세다.

 민주당에선 중구 지킴이를 자청했던 임동호 시당위원장이 시장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김승호 울산대 교수와 문희성 중구대선상황실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또 국민의당에선 홍근명 전 울산시민연대 대표, 정의당에선 김성재 시당 대변인, 노동당은 이향희 시당 부위원장, 새 진보신당에선 천병태 구의원이 자천타천으로 후보 물망에 올랐다.

 중구의 선거쟁점은 혁신도시 활성화 문제와 장현첨단산단 조성, 구도심 재개발, 다운2지구 개발, 골목상권 활성화 등이 꼽힌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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