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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내게 거짓말을 해봐
김진영 편집이사 겸 국장
2017년 06월 18일 (일) 19:03:50 울산신문 webmaster@ulsanpress.net
   

처참하다. 청렴의 약수로 온몸을 씻어낸듯한 진보의 참모들이 줄줄이 민낯을 보이고 있다. 스스로 깜냥을 안다면, 적어도 거울 한번쯤 보고 산다면, 우리시대의 지성인이라 자청하는 인사들이 이 정도까지 추악한 민낯을 보일 수 있을까 싶지만 권력 앞에 체면이나 과거따위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모양이다. 어쨌든 후보에 올라 어찌어찌 검증을 통과한다면 다들 잊어버릴거라는 믿음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사태가 자식 문제로 비화되자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는 아뿔싸 꼬리를 감췄다. 혼인신고나 아랫도리 이야기야 시간을 끌면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아들의 문제는 다른 모양이다. 이쯤되니 조대엽과 김상곤의 이중행보도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했는지 문재인 정부의 실세인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인사검증 시스템에 금줄을 쳤다.

 2005년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도입되기 전에는 위장전입에 대해 다들 별로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고 살아온 게 대부분이 아니냐는 '나만 그렇나'식 물타기다. 위장전입 같은 문제들의 위법성을 따진다면 아무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공범의식을 숯댕이로 칠해 금줄로 걸었다. 국정위원회라는 곳이 인사검증 기준안을 만드는 곳인줄은 모를 일이지만 김 위원장은 생뚱맞게 기준안을 들고 나왔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우리나라에서 장관을 하려는 사람은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문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제다. 그러면서 존경받는 사람이 없어지는 사회가 되는 것은 대한민국의 불행이라고까지 각주를 달았다. 그는 특히 인선기준에 대해 "5대 인사 기준 중에서 병역면탈, 부동산 투기, 탈세는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면서도 "위장전입의 경우에는 2005년 7월 장관 후보자 대상 청문회 도입 이전과 이후를 구분해야 한다"고 이중잣대를 제시했다. 논문표절 문제를 두고도 "2008년부터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선진국과 같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지만 그 전에는 동양 3국이 모두 완화된 형태로 관리됐다"며 "고의성이나 불법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10년이 지나서 다시 거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동양 3국까지 거론하는 잡설이 참 부끄럽지만 뒷덜미가 간지러웠는지 한마디 덧붙였다. "(과거 민주당의 인사검증 기준에 대해)사과해서 될 일이라면 백번이고 사과하겠다"며 "하지만 제가 매를 맞는 한이 있어도 고칠 건 고치고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고 문재인 정부의 돌팔매는 모두 자신에게 던져주길 자청했다.

 대단한 참모다. 이중 허리에 철면피라고 손가락질 해도 온몸으로 분탕질을 막아 문 대통령 앞길은 오로지 꽃길로 만들겠다는 충심이다. 옥중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저런 충신 하나쯤 있었더라면 내가 이지경은 아닐텐데, 땅을 치고 한탄할 일이다.

 문제는 김진표의 말바꾸기나 현란한 수사학이 아니다. 조대엽의 이중허리와 김상곤의 이중잣대는 그리 간단하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고용장관 후보자인 조대엽은 음주운전 해명이 꼬리를 물고 말썽이다. 학생들과 술을 마셨다는 물귀신 작전에 모교인 고려대 학생들의 반응은 차갑다. 조 후보자는 2007년 12월 학교 인근에서 음주운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당시 '고려대 출교 사건' 관련해 학생들을 위로하는 과정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고려대 출교 사건이란 2006년 4월 고려대 학생들이 "보건과학대로 통합된 전(前) 고려대병설보건대 학생들에게도 총학생회 투표권을 달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으나 거부당하면서, 교수 9명을 고려대 본관에 억류해 퇴학당한 것이다. 고려대 인터넷 커뮤니티엔 '음주운전에 경위가 왜 필요해요? 저건(조 후보자 해명) 명백히 학생들 이름 판 거예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힘들어하는 학생들과 술을 먹었더라도 택시를 타거나 대리 운전을 부르면 될 일'이라는 글도 보였다. 당시 학생들은 술먹은 적이 없다는 반박성 진실규명까지 하겠다는 기세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논문표절은 과거행적과 연관돼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다. 1992년 쓴 서울대 박사 학위 논문에서 국내외 9개 문헌 44개 부분을 정확한 출처 표시 없이 베껴 썼다고 한다. 석사 학위 논문은 표절이 더 심하다고 한다. 약 130곳 표절이 의심되고, 일부분은 아예 다른 논문을 통째로 베꼈다는 의혹도 있다. 김 후보자는 2009년 경기도교육감에 당선되기 전 대학과 연구소에서 30년 근무했다. 문제는 김 후보자의 경우 다른 이의 논문표절에 정색을 했고 성명서까지 내며 사퇴를 촉구했던 과거의 이력이다. 남의 문제에 대해 그토록 분노했던 그가 다른자리도 아닌 교육부 장관 후보로 오른 마당에 불거진 문제가 논문표절이라니 참으로 당혹스럽다. 내가 하면 로맨스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오로지 니 생각일 뿐이다. 그 지점에서 문제의 해법을 찾으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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