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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태풍으로 사라진 울산 태화강 바지락이 차츰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조업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올해 태풍 규모에 따라 바지락이 다시 쓸려갈 가능성이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고, 조업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한 자원이 확보되기까지 기간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18일 남구에 따르면 지난 5월 조사 결과 올해 초 발견됐던 작은 바지락 중 일부가 채취 가능한 종패(씨조개)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앞서 '태화강 바지락'은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가 지나가고 자취를 감췄다가 6개월여 만인 지난 4월 작은 바지락들이 다시 모습을 보였다.
 당시 바지락의 크기가 너무 작아 앞으로 채취까지 1년가량이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되면서 지난 5월 추가 조사가 들어갔다.
 그 결과 바지락들이 태화강에 다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어민들은 희망적인 상황이다.
 어민들은 당초 예상대로 내년 초에는 조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반해 관리 당국인 남구는 내년도 조업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역시나 가장 큰 문제는 올여름 다가올 태풍인데, 태풍 규모에 따라 그나마 자리 잡고 있던 바지락들이 다시 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올해 기상청에서 평균 2개의 태풍이 국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보하고 있지만 태풍으로 인한 바지락 피해를 막을 대비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태화강 하구 바닥에 서식하고 있는 바지락을 자연재해인 태풍에 쓸려가지 않도록 막을 방법은 없다는 것이 남구 입장이다.

 바지락들이 태풍에 버틴다고 하더라도 당장 내년도 조업을 장담할 수도 없다.
 올해 바지락이 발견되면서 조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재조사 결과 먼저 있던 바지락이 자리 잡고 있을 뿐 그 수가 늘어났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남구는 '태화강 바지락'이라는 자원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당분간 조업은 자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바지락에 대한 태풍 대비 매뉴얼이 없는 상황이라 자체적으로 대비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현재 상태에서 내년 초 조업을 해 버리면 그나마 있던 자원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태화강 하구는 국내 최대의 바지락 종패 생산지였으나 산업화에 따른 수질오염으로 1987년부터 바지락 채취가 전면 중단됐지만 정비 이후 지난 2014년부터 바지락 채취어업이 이뤄지고 있다.
 조홍래기자 usj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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