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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는 중구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지난 20년간 다섯 번의 구청장 선거에서 단 한 번도 진보진영에 자리를 허락하지 않았고, 역대 총선에서도 보수진영의 텃밭이었다. 

 보수의 대표주자인 자유한국당의 현 서동욱 구청장과 당시 통합진보당 소속 김진석 후보가 맞붙은 지난 제6회 지방선거에선 서 구청장이 60.6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9.30%에 머문 김 후보를 2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눌렀다.

역대 지선·총선 보수진영 싹쓸이
현 서 구청장도 60% 득표율 압승
총선·대선 거치며 탈보수화 조짐
패배 위기감에 보수층 결집 양상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변수 될 듯



 그랬던 남구에서 최근 탈 보수화 조짐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해 제20대 총선에선 보수 맡형 격인 한국당이 남구갑과 을 선거구 2석을 모두 차지했지만, 불과 2~3%의 득표차로 당락이 엇갈리는 힘겨운 싸움이었다.
 보수성향 2명과 진보 후보 1명이 대결을 펼친 남구갑에선 42.97%의 득표율을 기록한 한국당 이채익 현 의원이, 39.81%를 얻은 민주당 심규명 후보를 3.16% 포인트의 차로 따돌렸지만, 진보진영의 가능성을 확인한 결과였다.

 남구을은 더 치열했다. 남구갑과 반대로 진보 후보 2명과 보수후보 1명이 3자 구도를 형성한 승부에서 한국당 박맹우 현 의원은 42.9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40.64%로 턱밑까지 쫓아온 당시 무소속 송철호 후보를 힘겹게 제쳤다. 만약 16.37%를 득표한 민주당 임동욱 후보와 송 후보가 단일화를 이뤘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 거라는 게 중론이었다.

 남구는 이처럼 지난해 총선을 거치면서 바닥 민심의 뚜렷한 변화가 읽혀졌으며, 급기야 지난 5월 대선에서는 진보진영의 표심이 보수 텃밭을 갈아엎는 이변을 낳았다.
 이번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36.89%를 득표하며, 28.96%에 그친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의 득표율 격차를 무려 7.93% 포인트나 벌리며 1위를 차지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남구의 이 같은 지지율은 북구와 동구에 이어 울산에서 세 번째로 높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보수 쪽의 입장에선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하지만, 진보진영도 마냥 승리감에 도취해 있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이번 대선의 표심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거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 지방선거는 문재인정부 1년 평가의 성격을 갖는 점도 민주당의 입장에선 부담이다.

 무엇보다 대선 패배로 위기를 느낀 보수층이 다시 뭉치는 분위기가 역력한데다 한국당 등 보수정당들은 강한 야당의 역할론을 부각시키며 무너진 지지세력 복원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어 내년 지방선거는 남구뿐만 아니라 울산 전역이 예측불허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남구의 안방을 선점하고 있는 한국당은 내년 지방선거에 지역의 탄탄한 기반과 경쟁력은 물론 높은 인지도까지 갖춘 후보를 내세워 수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 여당인 민주당은 대선 승리를 여세를 몰아 조직의 외연을 넓히는 등 총공세를 준비 중이다.
 또 지역에서 나름의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진보정당들도 변화와 개혁을 화두로 내년 선거를 통해 대안정당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주요 정당별 남구청장 선거 예상 후보로는 자유한국당의 경우 서동욱 현 구청장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변식룡 시의회 부의장과 김종무·임현철 시의원, 박순환 전 시의장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지난해 총선에 출마했던 임동욱 남구위원장 외에 이렇다 할 인물이 나서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에선 박성진 남구의원이, 정의당에선 이재석 남구위원장이 출마 예상자로 분류된다.

 오는 9월 창당을 목표로 세력 규합에 나선 (가칭)새 진보정당에선 만만찮은 득표력을 가진 김진석 민중의 꿈 상임위원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전통적 강자인 한국당에 맞서 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남구의 지방선거 이슈로는 석유화학공단 안전망 구축과 울산항 정비, 장생포 고래특구 개발, 신정동 일대 상권활성화, 재개발·재건축 문제 등으로 모아진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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