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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적인 가뭄으로 울산지역 식수와 농업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각 구청마다 하루 수백 톤의 물을 사용하는 물놀이장을 개장할 계획이어서 몰놀이 시설 가동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중구 동천야외물놀이장에서 관계자들이 청소를 하며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노윤서기자 usnys@

전국적으로 사상 최악의 가뭄이 지속되면서 울산지역 식수와 농업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울산 기초단체들이 하루 수백여 곘의 물을 사용하는 물놀이장을 개장할 계획이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 울산지역 평년 강수량 절반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울산지역의 강수량은 227.9㎜로 1~6월 평년 강수량(518.7㎜)의 절반을 밑돌고 있다.
 가뭄으로 울산시민들은 지역 댐의 원수에 비해 수질이 좋지 않은 낙동강 물을 식수로 공급받고 있다. 지역 댐 원수는 COD(화학적산소요구량) 기준 평균 2등급을 유지하는 반면 낙동강 원수는 3등급 이하다.
 주 상수원인 회야댐에는 지난달 25일부터 하루 17만∼18만t의 낙동강 물이 유입되고 있다. 하루 울산지역 수돗물 공급량 36만t의 절반가량이다. 가뭄이 계속되면 공업용수 전용댐인 대암댐을 통해 더 많은 낙동강 물을 식수로 사용해야 한다. 식수와 달리 대체수원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지역 저수지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역 총 저수지는 348개소로 구·군에서 261개, 농어촌공사에서 87개를 각각 관리 중이다.
 그러나 지난 4월 5일께 41㎜의 비가 한 차례 내린 이후 가뭄 해갈에는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5개 구·군이 관리하는 저수지 중 울주군 두서면 새골저수지는 저수율이 0%로 기능을 상실했다. 북구지역 3곳의 저수지는 저수율이 30% 이하로 떨어졌다.


# 긴급가뭄대책마련 구슬땀
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87개 주요 저수지 가운데 저수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곳은 지난달 말 오룡 저수지 1곳에서 7곳으로 증가했다. 농어촌공사는 저수지들은 심각단계로 지정해 하천에 간이 양수장을 설치해서 물을 끌어 오거나 지하수를 이용하는 관정 추가 개발하는 방안 등 가뭄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도 가뭄이 계속되면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 시 관계자는 "중부지방에 비해 울산의 사정이 좋은 편이지만 주의해야 하는 단계다. 공업용수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쌀을 생산하는 비용보다 많이 든다"며 "가뭄이 계속돼 하천까지 마른다면 사실상 대안은 없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뭄이 점점 심각한 상황에서 일선 구청들은 남의 일보듯 나몰라라하며 물놀이장 개장을 서두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년 시민들을 위해 운영된 사업이지만 먹을 물조차 부족해 낙동강 물을 끌어오는 상황에 물놀이 시설 가동은 부적절한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 20일 개장 8월말까지 운영
울산 도심지에는 20일 중구 동천·다전야외물놀이장과 성안 물놀이공원을 시작으로 8월 말까지 지역 곳곳에서 물놀이장이 운영된다. 
 7월 1일 남구 와와, 동평, 강변, 질골공원의 물놀이장, 동구 후릉, 바드래, 감나무골 물놀이공원이, 7월 8일에는 북구지역 명촌근린공원, 신천어린이공원 물놀이장이 각각 개장한다.
 본격적으로 물놀이장이 운영되면 지차체마다 하루 수백t에 달하는 물을 사용한다. 가장 많은 물을 사용하는 곳은 야외물놀이장을 운영하는 중구다. 다전 야외물놀이장은 유수풀 1,051t, 어린이풀 31t, 어린이물놀이터 약 64t 등이며, 동천 야외물놀이장은 성인풀 767t, 어린이물놀이터 약 56t, 유아용풀 90t에 달한다. 이 외에 성안 물놀이공원은 32t, 복산 물놀이장은 59t이다. 
 남구는 지난해 기준으로 동평공원 90t, 강변공원 162t, 와와공원 234t 등이다. 북구는 명촌근린공원 65t, 신천어린이공원 50t이며, 동구는 후릉공원 80t, 바드래공원 45t, 감나무골공원 75t이다.
 특히 7월에도 마른장마로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고돼 가뭄이 해결되지 않은 채 물놀이장이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 "농민 고통 외면 상대적 박탈감"
시민 김모(47)씨는 "물이 없어서 농사를 짓지 못하는 농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지자체가 나서서 물을 흥청망청 쓴다면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 지자체 관계자는 "가뭄이 지속될 경우 격일제 운영, 운영시간 단축 등에 나설 방침"이라며 "물놀이장 개장은 시민들과의 약속인 만큼 운영계획 변경 시 시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동의한다면 운영 계획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조창훈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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