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조홍래 사회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햄릿'의 3막에 나오는 주인공 햄릿의 명대사다.
 새끼 돌고래의 생존 문제로 하루하루 피가 마르고 있는 울산 남구에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13일 장생포 생태체험관의 돌고래 '장꽃분'이 새끼를 낳았다. 귀여운 아기 돌고래가 세상을 마주했지만 주위에서 들리는 것은 탄생을 축복하는 말이 아니라 우려의 목소리다.
 대부분이 이 아기 돌고래가 '곧 죽을 운명'이라고 말한다. 참 잔인한 말이지만 괜히 하는 말도 아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수족관에서 태어난 돌고래는 총 6마리인데, 이 중 4마리가 죽어 생존율은 17%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중 두 마리는 꽃분이가 앞서 2014년과 2015년 낳은 새끼 돌고래다. 모두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당시 남구는 '돌고래 무덤'이라고 불리며 환경단체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뭇매를 맞았다. 이 탓에 이번에 꽃분이가 새끼를 임신한 사실을 알았을 때 남구도 반갑지만은 않았으리라.
 그래서인지 임신 사실이 외부에 흘러나가지 않게 숨기느라 참 애썼다. 임신한 꽃분이를 보조풀장으로 옮긴 후 아무도 꽃분이가 어떤지 묻지 않기를 속으로 기도했단다. 그동안 마음 졸였을 생각하니 참 측은해진다. 하루하루 두근대느라 정말 수고들 하셨다.

 꽃분이가 유산이라도 했다면 한 생명이 잉태됐다는 사실이 그대로 영영 숨겨졌을지도 모르겠지만 꽃분이는 세 번째 출산에 기어코 성공했다. 어머니는 위대하다. 이제 주변에서 하루하루 '아기 돌고래는 잘 살아있냐'는 안부 인사가 빗발치니 남구도 참 바쁘겠다.
 남구에게는 이미 태어난 새끼 돌고래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정말 문제가 됐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