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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사립고인 성신고등학교의 일반고 전환 추진이 지역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해당학교의 학생·학부모 여론과 함께 교육부의 동의 여부가 일반고 전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거 타 지역의 전례와는 판이하게 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14년 교육부의 반대로 서울·경기지역 자사고 지정 취소 요청이 무산됐던 것과 달리, 새정부에서는 오히려 자사고 폐지를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등 분위기가 판이하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 수도권 고교 지정 취소 반대 불구 국정자문위 간담서 이견 없어
학부모 반발 무마·8월전 행정절차 마무리 등 선결 과제 변수될수도


 18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성신고는 재학생에게는 자사고 체제를 유지하고 신입생에 한해 일반고로 전환하는 단계적 일반고 추진을 공식화했다. 학교는 이달 안에 자사고 지정 취소 서류를 시교육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성신고 측은 지난 2010년 4월 자율형 사립고로 지정된 후 23억원에 이르는 재단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재정 악화를 감당하기 힘들어 단계적 일반고로의 전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특목고·자사고 폐지론'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성신고의 일반고로의 전환 추진에 방향타 역할을 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에는 자율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려 해도 교육부가 반대하면서 여의치 않았지만, 지금은 새정부가 정책적으로 '학교 서열화를 부추기는 특목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서울과 경기에서는 일부학교의 자사고 지정 취소 움직임이 일었으나 교육부가 반대해 무산됐다. 당시 교육청이 지정 취소 결정을 내리자 교육부가 이를 번복하도록 시정 명령을 내렸고, 이어 교육감이 외고·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때 교육부 장관과 '협의'가 아니라 '동의'를 받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바꿔 버렸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뒤 교육부의 태도가 바뀌었다. 지난 9일 국정기획자문위와의 정책간담회에서 교육부는 특목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두고 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감안하면 성신고의 일반고 전환은 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교육계의 분석이다.
 다만,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을 잠재워야 하고 2018년 일반고 모집 전형이 실시되기 전인 9월까지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성신고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명운동에 들어가는 등 학교 측의 자사고 폐지에 절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내년도 울산지역 고등학교 입학전형에 성신고의 일반고 전환이 반영되려면, 자사고 취소 신청과 함께 시교육청의 자율학교 지정·운영 위원회와 청문절차, 교육부의 동의 등을 거쳐 9월까지는 2018년 후기 일반고 배정에 관한 내용을 확정해야 한다.
 지역 교육계는 "일반고 전환을 결정한 학교 입장에선 정부의 정책 기조가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학부모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유효기한 내에 절차를 밟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는 반응이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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