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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암각화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학술행사가 열렸다. '2017 반구대암각화 국제학술대회'는 울산 암각화박물관이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사적 가치를 규명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프랑스, 영국, 러시아, 노르웨이, 호주, 미국, 볼리비아 등 10개국 전문가를 초청해 '고래와 암각화'라는 주제로 열렸다.

첫날 행사는 이성주 경북대학교 고고인류학과 교수의 사회로 장-류익 르 깰렉 프랑스 아프리카 연구소장의 '고래와 이야기' 기조강연 발표로 시작했고 다른 학자들의 다양한 발표가 이어졌다. '북미 태평양연안 해양수렵채집민의 민족고래학적 비교연구' 발표를 맡은 미국 산타바바라 자연사박물관 존 존슨 씨는 "암각화는 사냥을 하며 의식을 취하기 위해 기록됐다는 가정, 고래를 해안가로 유인해 음식으로 먹기 위한 것이었다는 가정, 사냥했던 고래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함이라는 가정과 더불어 일부에서는 고래 그림이 주술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등 다양한 주장이 있다"며 "해안에 직접적으로 인접한 고래 암각화들의 위치를 볼 때 암각화가 인간에게 풍부한 고기와 기름, 뼈를 제공하는 고래의 좌초를 기원하는 의식 및 의례와 관련되어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마티아스 스트레커(볼리비아 암각화연구회)의 '칠레와 페루의 선(先)스페인시대 바위그림에 표현된 고래와 고래목 동물의 도상', 폴 타숑(호주 그리스피대학교 교수)의 '호주 암각화의 고래와 돌고래' 등의 주제 발표도 이어졌다. 둘째 날은 강봉원(경주대 고고인류미술사학과 교수)의 사회로 카즈하루 타케하나(일본 하코다테 국립기술대)의 '일본 아이누족의 고래 사냥과 선사시대의 전통', 장-크리스토프 갈리포드(프랑스 국립발전연구원 교수)의 '순다섬 바위그림 형상에 대한 이해'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주최측인 김기현 울산시장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반구대 암각화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학술적, 문화적 가치를 재정립하는 자리"라고 이번 행사의 의미를 평가했다. 울산시가 반구대암각화의 학술행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인류가 함께 지켜나가야 할 문화유산인 반구대암각화에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함이다. 이 같은 가치의 재발견과 홍보를 통해 표류하고 있는 보존문제에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앞으로 이 같은 행사를 더욱 자주 열어 반구대암각화의 가치를 보다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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