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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태풍 '차바'로 인한 울산 중구 태화동 일대 침수피해 원인을 놓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방재학회의 용역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책임을 울산시와 중구로 떠넘기면서 앞으로 공방이 예상된다.
 중구는 자체적으로 대한하천학회에 용역을 의뢰한 만큼 그 결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공방의 발단은 태화·우정·유곡동 재난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의 집회였다.
 지난 21일 LH 울산사업단 앞에서 집회를 연 대책위는 현장에서 LH로 부터 "방재학회의 연구용역 결과 혁신도시 사업 추진은 태화동 일대 침수 피해와 연관성이 없고, 오히려 중구나 울산시의 우수관거 확장 미흡이 피해를 키웠다"는 답변을 들었다.

 차바 내습 당시 기록적인 강우가 내렸는데, 중구나 울산시의 우수관거 시스템이 이를 감당하지 못했다는 책임전가였다.
 우수관거를 꾸준히 확장하지 않고 배수펌프장 추가 설치 등도 미흡했다는 것이 LH의 설명으로, 결국 주민들의 "혁신도시 조성 사업 때문에 막대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는 책임 추궁은 피하면서 오히려 중구와 울산시의 우수 배출 시스템을 문제 삼은 것이다.
 대책위는 22일 이어진 중구청 집회를 통해 박성민 중구청장에게 LH 측의 주장을 전하면서 이 문제를 거론했다.
 집회 현장을 찾은 박 구청장은 "중구가 의뢰해 진행하고 있는 대한하천학회의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대응하되, 중구의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느닷없이 태풍 침수 피해의 책임을 떠넘겨 받은 중구는 이날 오후 울산시와 긴급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시와 중구는 방재학회의 주장대로 우수관거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 자체 확인하고 대응하기로 했다.
 중구 관계자는 "방재학회가 우수관거나 하수관거, 배수펌프장의 운용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일방적인 주장을 했는데 시와 협의해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중구가 대한하천학회에 의뢰해 진행 중인 용역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책임 공방이 전개될 조짐을 보이자 대책위는 허탈한 표정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600억원 상당의 침수 피해가 발생했는데 10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LH가 책임을 중구와 울산시에 떠넘기려 하고 있고, 중구는 이에 대해 전혀 예상도 못하는 등 늑장 대응을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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