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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 같으면 장마가 시작될 시기이지만 전국이 가뭄에 타들어가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가뭄 피해가 적다고 보도되던 울산도 가뭄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주말 예보된 시원한 비소식은 잠깐의 소나기에 그쳐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극심한 가뭄에 물이 말라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진 논바닥에 물을 대기 위한 민관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불을 끄는 데 사용해야 할 소방용수가 농업용수로 동원되고, 멀리 낙동강 물을 끌어다 물대기에 나서는 등 농작물을 지키기 위한 힘겨운 사투가 연일 가뭄 피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울산 최대의 곡창지대인 울주군 삼광들 농지는 지난 5일까지만 해도 논바닥이 메말라 쩍쩍 갈라졌고 농민들의 한숨은 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가 논물대기기에 나선 5일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수자원공사가 온산공단 공업용수 관로를 통해 낙동강 물 하루 7만톤을 공급하고 있다. 가뭄 피해를 겪고 있는 울주군 상북면 지내리 신리들(13㏊)에는 불을 끄는 데 사용해야 할 소방용수가 공급되고 있다. 웅촌면 고연들에는 지난 15일 국도건설 공사업체 3곳에서 살수차 12대를 동원해 192곘의 용수를 공급했다. 현재 고연들에는 공무원을 포함한 인력 30명이 투입돼 물대기 작업에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심각한 가뭄 피해를 겪고 있는 농경지 인근에는 지하수 물을 끌어다 쓰기 위해 지하관정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두서 내와, 상북 신리 등 9곳은 개발했고, 나머지 19곳은 공사 중이다. 이번 주 중으로 울주군은 읍면에 양수기 70대를 추가 지원한다. 하천 굴착을 위한 굴삭기 20대도 재난관리기금으로 구입해 지원한다. 울산지역의 누적 강수량(1~6월)은 196.75mm로 평년 519.4mm과 비교해 37%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올 농사를 망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 울산시민들의 식수문제도 큰 일이 됐다. 낙동강 물을 끌어다 써야하지만 낙동강 물의 상태도 좋지 않다. 하늘만 바라봐야 하는 가뭄대책이지만 무엇보다 평소 물관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시점이다. 당장 행정력을 가뭄대책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가뭄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시민들에게 가뭄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 물 절약이 생활화 될 수 있도록 경각심을 고취할 필요도 있다. 지금은 비상상황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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