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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울산시 중구의회가 태풍 피해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복산천 우수저류지 오작동 등의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다. 중구가 관리하는 우수 관련 시설이 관리부실과 오작동을 일으키면서 이번 태풍 피해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었다.

중구의회는 "특위 활동 결과 3차례에 걸친 현장점검과 9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3가지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특위는 혁신도시에 설치된 복산천 저류지의 수문개폐장치 오작동 문제를 꼽았다. 특위에 따르면 저류시설 책임자인 울산도시공사 관계자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설계와 기능상 문제점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인 결과 집중호우 등에 따른 수해피해를 막기 위해 본래의 담수기능을 해야 할 복산천 저류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수문개폐장치의 오작동으로 인해 태풍 내습 당일 수문이 열려 많은 물이 옥교배수장과 우정고지 배수터널을 타고 유입됐다는 것이 특위의 주장이다.

이를 근거로 한 것인지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방재학회의 용역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책임을 울산시와 중구로 떠넘기고 있다. 중구는 자체적으로 대한하천학회에 용역을 의뢰한 만큼 그 결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문제는 점점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LH는 용역 발표를 통해 차바 내습 당시 기록적인 강우가 내렸는데, 중구나 울산시가 관리하는 우수관거 시스템이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우수관거를 꾸준히 확장하지 않고 배수펌프장 추가 설치 등도 미흡했다는 것이 LH의 설명으로, 결국 주민들의 "혁신도시 조성 사업 때문에 막대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는 책임 추궁은 피하면서 오히려 중구와 울산시의 우수 배출 시스템을 문제 삼은 것이었다. 중구는 "방재학회가 우수관거나 하수관거, 배수펌프장의 운용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일방적인 주장을 했는데 시와 협의해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중구가 대한하천학회에 의뢰해 진행 중인 용역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600억원 상당의 침수 피해가 발생했는데 10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LH가 책임을 중구와 울산시에 떠넘기려 하고 있는 모양새가 딱하기까지 하지만 이래저래 답답한 것은 피해 주민이다.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 시간만 끌 것이 아니라 모두가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다가올 태풍 시즌에 대비하는 것이 옳은 자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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