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 은퇴 후 새로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노년층들이 늘고 있다. 최근 시집과 산문집을 펴내며 행복한 인생 2막을 맞이하고 있는 옥진상, 주분교 씨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옥진상
# 2년전 첫 발간 후 세번 째 시집
옥진상(80) 씨는 최근 시집 '노을 지는 언덕'을 펴냈다. 2년 전 처음 발간한 책 '세월을 안은 햇살'과 '기억의 저편'에 이은 세 번째 시집이다.
 옥 씨는 "70세라는 늦은 나이에 문수 복지관과 울산대 시 창작교실에서 시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일기처럼 기록하다보니 어느덧 책까지 낼 수 있게 됐다"며 책을 펴낸 소감을 밝혔다.

●시집 '노을 지는 언덕' 옥진상씨
  사업실패 후 5년간 투병생활
  70세 처음 시 공부 새로운 삶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 좋아"

 경남 거제 출신인 옥 씨는 50세까지 거제에서 건설업에 종사하던 사업가였다. 그러던 중 사업실패로 수십억의 부도 위기를 겪고 울산으로 이사를 왔으나 그 무렵 뇌경색이라는 병까지 얻었다. 5년 여 동안 병마와 싸우며 아픔을 이겨낸 그는 70세에 처음으로 시를 공부하면서 새로운 삶을 맞이했다.
 이번 시집은 '호수의 안개꽃' '태화강 대숲' 등을 소재로 저자의 생활 그 자체를 문학으로 표현해냈다. 그는 책의 수익금을 노인복지관에 기부하며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옥 씨는 "무엇이든지 늦은 시작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서 무언가를 배울 때 좋은 점은 어떠한 업적을 이루거나 성공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나 스스로의 만족을 위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며 은퇴 후 삶을 준비하는 노년층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 주분교
# 매년 모교 기부활동도
산문집 '밥값 하는 여자'를 펴낸 주분교(70)씨도 문학을 통해 풍요로운 인생 2막을 펼치고 있다.
 주 씨는 60세 무렵 수 십 년간 몸담아왔던 회사를 퇴직하며 그동안 눌러왔던 배움의 뜻을 실천해보자는 생각으로 글쓰기와 문인화 공부를 시작했다.
 2011년부터 수필을 배워오다 지난해 10월 영남문학을 통해 등단, 이어 첫 산문집까지 발간했다. 이와 함께 지난 4월에는 개인전도 열었다.

●산문 '밥값 하는 여자' 주분교씨
  회사 퇴직하며 배움의 뜻 실천
  지난해 영남문학 등단 첫 산문집 
 "노년의 삶, 인생의 꽃피는 시기"

 그는 "퇴직 후 노년의 삶은 인생에서 가장 꽃피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젊을 땐 하고 싶은 게 많지만 해야 하는 일들이 정해져 있는 시기다. 하지만 60살이 넘어 자식들이 출가하고 나니 나만의 공간도 얻게 되고, 시간적인 여유도 갖게 되면서 나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산문집은 주 씨의 삶과 살아온 흔적들을 소소한 이야기들로 풀어냈다. 주분교 씨 또한 자신의 모교에 매년 기부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는 "책을 펴내고 개인전을 열면서 먹고사느라 바쁘기만 했던 내 인생에도 이런 날이 오는 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늦은 나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다보면 때를 만날 수 있기에 꿈을 갖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년기에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고 싶은 일들을 실천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