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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근대화의 기수이자 산업화의 중심지로 성장했지만 사실은 오랜 역사성을 가진 도시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도시보다 많은 문화적 자산을 가지고 있는 도시가 울산이다. 문제는 이같은 문화적 자산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울산은 대내외적으로 역사성이나 문화적 전통성에서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고 지역민들조차 이 부문에 대해서는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향이 짙은 것도 사실이다.

이 문제에 대해 시의회가 지적을 하고 나섰다. 울산시의회 허령 의원은 서면질의를 통해 "지역의 전통문화와 언어, 풍속 등이 담긴 '울산의 지명사(地名史)'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며 "이를 정비해 애향심을 높이고 울산의 정체성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 의원은 "땅이름은 우리 조상의 사고와 의지가 담겼고, 생활 풍습과 지역 문화의 발자취를 찾아 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다"면서 "하지만 지난 1986년 10월에 발간된 '울산지명사'가 있지만, 30년 이상 세월이 흘러 이런 책이 있는지 조차도 모를 뿐더러 설사 안다고 해도 잊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산업수도 울산은 그동안의 공업단지 조성과 주거공간 확보 등에 따른 개발과정에서 많은 지명들이 파괴·변질되어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울산의 값진 토속문화 유산인 산과 강(하천), 들판, 각 읍면동 등에 대한 근원을 재조명하고, 조상들의 생활과 문화, 사론을 재정리함과 아울러 문헌에 기록되거나 구전되는 설화나 전설을 현대감각에 맞게 재정리해 집대성할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맞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울산의 지명과 관련된 모든 역사적 자료들을 정비하고 보존해 울산사람의 긍지와 자부심을 심고, 애향심 고취와 정체성 확립을 위해 '울산지명사'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울산에 남아 있는 수많은 지명과  그에 관련된 전설·설화 등을 담아내 보존하고 전승하는 작업은 시간을 다투는 일이다. 관광도시로 나가는 울산시가 지역의 역사와 전통에 대해 집중적인 투자를 게을리 한다면 기초가 부실한 탑을 쌓는 꼴이 된다.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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